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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논란' 소비자원-제조업체 진실공방… 소비자만 혼란

수사의뢰-형사고소 등 양측 강경대응

입력 2015-04-23 16:01

한국소비자원과 백수오 원료 제조업체 내츄럴엔도택이 ‘가짜 백수오’를 둘러싼 날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원료 시험분석방법과 시험결과 등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잇달아 공식자료를 배포하는 등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소비자원은 검찰과 식약처에 내츄럴엔도택에 대한 수사와 현장조사를 의뢰했고, 내츄럴엔도택 측은 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식의약안전팀장과 소비자원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민·형사 고소를 한 상태다.



사진 왼쪽 백수오 말린 뿌리, 사진 오른쪽 이엽우피소 말린 뿌리
백수오 말린 뿌리(왼쪽), 이엽우피소 말린 뿌리(오른쪽).(사진제공=내츄럴엔도텍)

 


◇소비자원 “2가지 시험법 모두 이엽우피소 검출”

23일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돼 있던 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인 유전자검사법(PCR)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시험법 등 2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내츄럴엔도택이 ‘소비자원의 시험 분석법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에 따른 반박이다.

소비자원은 “외부 공인시험기관과 한국소비자원에서 각각 진행된 2가지 시험법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특이 유전자 부위를 증폭해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검사(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자검사(PCR) 방법은 원료(원물)에서 DNA를 추출(약 3시간 소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에 특이적 유전자 부위 증폭반응(약 1시간 소요), 반응액을 전기영동(Electrophoresis, 약 1시간 소요)한 후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로 나눠진다”면서 “내츄럴엔도텍의 수거시료로 유전자검사 결과를 확인하 는데는 약 5시간이 소요되므로 수차례의 재확인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각각 2가지 방법으로 진행된 외부ㆍ내부 교차 시험검사 결과에서 모두 동일하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으므로 내츄럴엔도텍에서 수거한 원료(원물)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내츄럴엔도텍 “밀봉도 하지 않고 시료채취, 불순한 의도 ”

앞서 22일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이 식약처 공인 시험법인 PCR검사법을 무시하고 IPET 검사법만을 사용했고 염기서열 분석방법도 의문투성이라는 주장을 발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은 구체적인 검사 방법과 관련 데이터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소비자원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하지만 1개월 이상 걸리는 검사를 2~3일 내에 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PCR 결과 이엽우피소로 확인된 유전자 증폭부위(band)에 대한 염기서열 분석(DNA Sequencing)을 전문기관에 의뢰했고 2일 후에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면서 “이엽우피소로 확인된 유전자 증폭부위(band)의 염기서열 분석결과와 이엽우피소 특이적 유전자부위의 염기서열을 비교 한 결과 상호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은 이 같은 소비자원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정면반박하고 있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이엽우피소의 특이적 유전자부위 염기서열은 PCR방법으로는 유전자은행(GeneBank)에 등재돼 있지 않을뿐더러 IPET 실험법으로는 이엽우피소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내츄럴엔도텍 측은 “IPET법에 이엽우피소 염기 서열이 등재돼 있지만 이 결과는 백수오 DNA에서도 PCR에 의한 DNA 밴드의 형성이 가능해 종간구별에 적합하지 않다”며 “따라서 소비자원에서 주장하는 이엽우피소 염기 서열은 구별할 수 없는 분석으로 사실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시료 채취 방법과 식약처와 상반된 분석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가 지난 2월 분석한 백수오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원료가 소비자원의 검사에서만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제 3의 공인기관에서 검사를 받을 때 까지 원료를 회수하거나 폐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원이 백수오 검사를 위한 시료 확보 과정에서 밀봉도 하지 않은 채 가져갔다”며 “이는 비전문가적 행위로 과학적 시료채취 방법을 아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결과 발표 시점에도 이견이 있다. 내츄럴엔도택은 “시험방법과 결과에 대한 입장이 대립하고 있어 발표금지가처분신청을 내고 오는 29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시점에 소비자원이 일방적으로 조사결과를 공표한 것은 기업 죽이기에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관계자는 “국민 건강이 달려있는 사안이라 하루 빨리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내츄럴엔도택은 이번 소비자원의 조사과정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해 양측의 갈등은 사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택 대표는 “조사를 담당한 소비자안전국 식의약안전팀장이 면담과정에서 원료 폐기를 하면 이름을 빼준다며 폐기를 종용했다”며 “이는 증거를 없애려고 한 의도”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양측의 첨예한 진실 공방에 소비자들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문제인 만큼 식약처와 검찰이 조속히 수사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 용어설명

▲백수오
약용 식물 백수오는 흔히 ‘백하수오’로 불리는 박주가리과 식물이다. 백수오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여성 갱년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정 받아 건강보조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이엽우피소
이엽우피소는 말린 뿌리가 백수오 말린 뿌리와 비슷하게 생겨 가짜 백수오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식물이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 약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량의 독성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식약처에서는 2008년부터 식품의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이엽우피소의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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