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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수 적은 국책·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눈이 가네"

국책은행 고객망 확대, 지방은행 수도권 진출에 인터넷은행 활용
비용 적어 효율성 높고 젊은 층 고객 확보에도 유리

입력 2015-04-26 16:52

올 들어 핀테크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 오르면서 당국에서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은산분리’ 문제로 대기업의 참여를 사실상 막고 있고, 시중은행 등도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지점수가 적어 고객접점에 취약한 국책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부산은행 등 국책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없이 인터넷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여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 은행을 말한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지점수가 적어 고객 및 영업망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지점수는 650개, 부산은행은 273개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 일반 시중은행들은 지점수가 1000개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수준이다.

현재 국책은행들은 사실상 상업은행화 되면서 일반 고객 대상 영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몇년 전부터 소매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상 은행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일반 고객의 방문을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은 고객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낡은 공중전화부스를 개조해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하고 있다. ATM공중전화결합부스는 지난달 말까지 1481대가 설치됐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들은 각자의 영업구역을 벗어나 수도권은 물론 문화가 다른 타 지역으로까지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책은행이나 지방은행은 이러한 공격적 행보에도 불구 고객 및 영업망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면 지점을 세우는데 필요한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도 고객망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매영업이 중점이 될 수밖에 없고, 젊은층 고객 확보가 수월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민관합동 TF 관계자는 “지점수가 적은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점포 설립에 드는 비용이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당국은 비대면 실명확인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방향을 소개한 바 있다. 최종 정부안은 오는 6월 나오지만 은산분리를 제외한 도입안은 사실상 가닥이 잡힌 상태다. 이에 일부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비금융기업과 합작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미래기획실은 비금융 기업과의 역할 분담 등 구체적인 합작 방안을 짜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고객확보는 돼 있는 데다, 기존 인터넷뱅킹과 차이점이 별로 없다는 게 이유다. 차별점이 없으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원이 별로 되지 않는 점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낮은 수수료와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며 “각종 수수료나 금리가 줄어들면서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우면 앞으로 고객들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동해 이익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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