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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분양시장 호황에도… 건설업계는 '아직 겨울'

입력 2015-04-27 18:01

정부의 잇따른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처럼 주택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건설사들은 ‘여전히 힘들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분양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여서 단기효과에 그칠 것으로 여겨지는 데다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해외 수주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도 건설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 매입에 소극적이어서 회사채 발행시장도 냉기가 여전하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거둔 수주액은 132억785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억6154만 달러에 비해 24.4%나 감소했다. 건설 공사 건수는 165건에서 146건으로 줄었다.

국제 유가가 1년 전에 비해 대폭 하락하면서 해외 건설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던 중동 지역 국가들이 대규모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주머니를 닫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중국 건설업체들이 자국내 실적과 은행의 막대한 경제지원을 무기로 저가 공세를 폄에 따라 한국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중견·대형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금리 부담과 부채 상환 압박 등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사는 24일 GS건설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인 ‘A+’에서 ‘A’로 강등했다. GS건설의 주력 사업인 해외플랜트 사업의 수익성이 향후에도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이다. KCC건설도 기존 ‘A’에서 ‘A-’로 낮춰졌다.

앞서 나이스(NICE)신용평가사도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송도개발사업 관련 시행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화 차입금에 대해 책임준공, 채무인수 약정 등 각종 신용보강을 제공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건설도 신용등급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해외 공사 원가율 상승과 주택사업 대손상각비 부담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SK건설의 영업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내세운 부동산 시장 정책으로 이득을 보는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이 주력인 건설사들뿐”이라며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플랜트 사업이었는데 국제유가 하락으로 오일머니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새 프로젝트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 사업이 주력인 건설사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대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하향세를 면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택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사들도 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금호아시아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호반건설과 유진면세점 인수에 나선 현대산업개발(현산)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호반과 현산이 주택시장 외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주택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전망에서 새 수익을 창조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항공과 면세점 사업으로 해외에 자사 인지도를 높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나경연 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라고 하더라도 과거 산업화 시기와 같이 폭발적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는 끝났고 건설사들이 수주를 많이 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구조 때문에 건설사들이 새 먹거리를 찾아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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