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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매 시장 과열 조짐… 연립‧다세대 주목

입력 2015-06-09 13:43

경매법정

주거용 부동산 경매시장이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과다 지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입구의 모습. (연합)

 

브릿지경제 권성중 기자 = 주택 경매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부동산 시장 훈풍에 경매시장도 덩달아 활기를 띠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경매로 내 집 마련’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최근 경매에 나온 물건 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는 늘어나면서 입찰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경매가 진행된 주거용 부동산(아파트, 주상복합, 연립·다세대, 단독주택 등)은 4098건으로 전달(5305건) 보다 20% 이상 줄었다. 이에 비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달(84.9%)와 비슷한 84.5%를 보였다.

이 회사가 작년 10월부터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주거용 부동산 경매의 인기는 올해 3월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경매에 나온 주택 5292건 중 낙찰된 2332건의 낙찰가율은 84.9%, 평균 응찰자 수는 6.5명이었다.

이후 주택경기가 본격 활황세에 접어들면서 경매에 부쳐지는 주택(△3월 5292건 △4월 5305건 △5월 4098건)은 5월 들어 확연히 줄었지만 낙찰가율(△3월 84.9% △4월 84.9% △5월 84.5%)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매에 나오는 주택 수가 줄면서 소위 ‘알짜물건’이라고 불리는 물건들도 찾아보기 어려워진 반면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에 뛰어드는 수요자는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많은 주거용 부동산들이 경매에 부쳐지기 전 거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택 경매에 대한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매의 가장 큰 이점인 ‘저가 낙찰’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감정가 5억4000만원의 한 아파트는 6억3217만원에 낙찰되며 감정가의 117%에 낙찰된 바 있다.

박진혁 다윈부동산연구소 대표는 “물론 감정가가 실제 시세 대비 낮게 책정돼 감정가를 넘어서는 ‘베팅’을 할 수 있지만 경매의 기본은 ‘최대한 낮은 가격에 낙찰받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거용 부동산 경매시장에선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의 알짜물건에만 응찰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주택 낙찰가율은 전국 평균(84.5%) 보다 높은 85.1%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지방광역시는 무려 98.1%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74.2%를 기록하는 것에 그쳤다.

투자가 아닌 실거주의 목적으로 경매에 임하는 수요자라면 다른 물건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투자수요까지 몰리는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낙찰가율이 높게 나타난다”면서 “연립·다세대 주택은 상대적으로 투자수요가 덜 작용하는 주택이기 때문에 거주 목적의 수요자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매시장은 올 초 ‘제 2의 부동산 시장’이라 불릴 만큼 높은 인기를 보였지만 최근 과열된 시장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일반 매매거래 보다 더 많은 금전적 지출이 발생할 수 있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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