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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 대대적 할인에도 판매 부진… 판촉행사 딜레마

대규모 프로모션에도 현대차 12.8%, 기아차 7.1% 등 판매량 줄어.."할인경쟁보다는 품질향상 노력해야"

입력 2015-06-09 18:33

브릿지경제 천원기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심각한 출혈경쟁을 벌이면서도 정작 효과는 못보고 그렇다고 마케팅을 안할 수도 없는 ‘마케팅의 덫’에 걸려 고민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들어 판매량 회복을 위해 36개월 무이자할부 등 사상 최대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뒷걸음 치면서 효과를 못보고 있다.

그렇다고 마케팅 규모를 축소시키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커 진퇴양난에 빠져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가장 큰 원인은 유로5 밀어내기로 촉발된 독일계 회사들의 경쟁적인 할인판매다. 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3대 업체는 당분간 할인판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프로모션은 환율과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수입차 위세에 눌려 국내 시장을 빼앗길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땜질처방”이라며 “문제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에도 별 효과를 못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입차 강세현상은 국내업체들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올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차종에 따라 가격을 최대 100만원까지 할인해주고 차종에 따라 36개월 무이자 할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할인율이 훨씬 적었던 전달(4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실제 지난달 현대차 판매량은 12.8%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7.1% 줄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각각 3.8%, 6.8% 판매량이 하락했고 올해들어 초소형 SUV(스포츠형다목적차량) 티볼리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고 있는 쌍용차도 주력 차종들의 판매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전체 판매는 전달에 비해 4.6%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목표 판매량을 달성해도 인세티브가 5% 포인트 상승하면 순이익은 각각 3.3%와 4.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차 자동차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수입차에 국내 시장을 잠식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경쟁을 지속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품질향상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본의 경우 한때 수입차 점유율이 12%를 넘어섰지만 도요타 등이 품질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지금은 8%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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