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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생활물가 '비상'… 배추 값 작년 비해 2.3배 급등

입력 2015-06-16 18:17

타들어가는 농심<YONHAP NO-0623>

지난 14일 경기도 포천시 자일리에서 논이 갈라진 모습. (연합)

 

브릿지경제 김정아 기자 =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극심한 가뭄으로 배추, 무 등 채소의 출하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5일 기준 배추 1㎏의 도매 평균가격은 76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나 급등했다. 파값은 1㎏당 2480원으로 1년 새 2.1배로 크게 올랐다. 양파(820원, 1.6배), 무(680원, 1.4배)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와 같이 채소값이 급등한 이유는 몇 달째 지속된 강수량 부족에 기인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뭄이 심해지면서 노지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양파, 대파, 마늘, 배추 등의 가격이 껑충 올랐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급수차 비용만 하루에 70만원 정도 들어간다. 물을 한 번 퍼 넣는데 배추 한 포기당 농가 생산비가 100원씩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오른 것은 야채값만이 아니다. 가움의 여파로 축산물과 수산물값도 오르고 있다. 냉장 삼겹살은 100g에 2343원으로 1년 전보다 12.4% 올랐고, 쇠고기(한우갈비 1등급)는 100g에 4473원으로 1.7% 상승했다. 갈치와 고등어도 각각 1년 전보다 54.1%, 13.6%나 뛰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서울, 경기와 강원도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강원지역 강수량(5월 1∼6월14일 기준)은 160.8㎜로 평년의 48%밖에 안 된다. 저수율도 43.1%로 평년의 64.7%보다 크게 낮고 봄가뭄이 들었던 작년의 50.8%보다도 훨씬 적은 수준이다.

댐 수위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생활용수마저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양 최대 다목적 댐인 소양강댐 수위는 농업용수공급을 줄이는 경계단계에 불과 0.5m에 근접했으며, 충주댐과 횡성댐도 하루가 다르게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속초와 강원 일부는 17일부터 시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발대비용수개발 125억원, 재해대책 500억원, 저수지 준설 50억원 등 625억원을 가뭄대책 예산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모내기와 밭작물 파종이 지연된 지역과 논·밭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국비 61억원(지방비 포함 312억원)을 지원한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16개 저수지 준설에 30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급수가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장비와 인력도 총동원하고 있다.

시위진압용 차량도 가뭄 극복을 위해 투입된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전국 각 경찰청이 보유한 물 보급차 12대를 지원받아 정선, 영월, 평창 등 3개 지역 가뭄 현장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의 시위 진압용 살수차에 물을 공급하는 물 보급차는 한 대당 4500여ℓ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전국 각 지방청에서 보유한 물 보급차는 모두 19대로 이 중 63%인 12대가 강원지역 급수지원에 나선 셈이다.

한편 농업계 관계자들은 거의 매년 되풀이 되는 봄철 가뭄에 정부의 땜질식 대처가 계속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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