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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멘탈갑’ 오브레임 … ‘오분의 힘’ 옛말

입력 2016-05-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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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임이 맷집 부족 등 예전의 평가를 상쇄할 만큼 놀라운 경기력 향상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오브레임(왼쪽)과 일전을 겨뤄 패했으나 재도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스트루브 모습. <사진제공=UFC>
UFC 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은 누구보다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파이터다. 다채로운 공격 옵션을 바탕으로 한 테크니션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뚜렷해 최고의 위치에 올라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오브레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약점은 내구력과 체력이다.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정타를 허용하면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거나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져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졌다. 팬들 사이에서 ‘오분의 힘’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이다. 맷집, 체력의 약점이 더해져 ‘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라이트헤비급에서 뛰던 시절 오브레임은 수시로 이 같은 약점을 노출했다. 좋은 신체조건에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상대를 맹폭격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근성, 체력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는 유달리 역전패가 많았다.

프라이드 미들급 그랑프리 당시 최고의 상승세를 타던 마우리시오 쇼군을 상대로 타격, 레슬링에서 모두 앞서며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가 체력 방전으로 삽시간에 경기를 내준 것이 대표적 예다.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척 리델 등에게도 그랬다. 분명 경기력 자체는 당대 최강으로 불리던 빅네임들에 못지않았지만 어이없는 역전패가 되풀이되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몸이 바뀐 후 헤비급에서 뛰게 된 오브레임은 한동안 무적 행진을 벌였다. 한방의 위력이 너무 세 대부분 경기를 초반에 끝내버렸다. 당시에도 체력, 맷집 등에 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화력에 묻혔다. 그러나 이후 트레비스 브라운, 안토니오 실바 등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숨어있던 약점이 또다시 드러나고 말았다.

오브레임은 될듯 될듯 하면서도 아쉽게 최정상까지 치고 나가지 못했다. 체력, 맷집의 약점도 문제지만 “멘탈 자체가 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부호도 붙었다.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 등 챔피언을 차지한 선수들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탄탄한 맷집과 체력을 바탕으로 난타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오브레임에게 벨라스케즈, 산토스 급의 투지 넘치는 공방전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최근 들어 오브레임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여전히 오브레임은 체력, 내구력에 대한 약점을 고치지 못했다. 많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갑자기 바뀔 리는 없다. 하지만 오브레임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통해 다시 한번 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거리 아웃파이팅과 근거리에서의 클린치 싸움을 적절히 섞은 패턴을 통해 덜 맞고 덜 힘을 쓰는 방식을 장착했다.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거기에 대한 확실한 보안책을 들고 나온 모습이다. 결과도 좋다. 스타일상 이기기 힘들 것으로 평가받던 산토스를 무너뜨린 것을 비롯해 최근 경기에서는 상승세의 베테랑 안드레이 알롭스키(37,벨라루스)까지 잡아냈다.

파워가 넘치던 시절에 비해 화력은 줄었지만 안정감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벨라스케즈와도 이제는 해볼만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장기적인 행보를 추려보면 오브레임은 결코 근성과 멘탈이 약하다고 할 수 없다. 맷집, 체력문제로 인해 진흙탕 싸움에서는 열세를 드러냈지만 뚜렷한 약점을 가지고 한계를 보이면서도 끊임없이 약점을 보완하며 여러 차례의 위기를 딛고 오뚝이처럼 정상권에 도전하고 있다. 강한 멘탈이 없으면 불가능한 행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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