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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와 오브레임, K-1·UFC 모두 제패 가능할까

입력 2016-05-13 10:01





마크 헌트
K-1 최강자에서 UFC 최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꾸준히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마크 헌트 <사진제공=UFC>
알리스타 오브레임
마크 헌트 처럼 K-1을 거쳐 UFC 챔프를 향해 도전하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 <사진제공=UFC>
수많은 브랜드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가운데 메이저 단체로 불릴만한 세계 최고 MMA단체로는 과거 구 프라이드, 현 UFC가 있다. 입식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K-1이 존재했다.

격투기 틀에서 보면 같은 격투기 단체지만 UFC와 K-1은 다르다. 종합과 입식이라는 차이점을 놓고 봤을 때 서로 다른 종목으로 구분해도 무방할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때문에 양쪽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낸 파이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이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도 존재한다. 크로캅은 입식, 종합에서 모두 상위권 활약을 펼쳤다. 전성기 그는 입식 메이저 단체 출신답게 MMA무대에서 차원이 다른 타격 클라스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런 크로캅 조차 K-1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기량 자체는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했지만 동시대에 활약한 어네스트 후스트(51,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한 것도 크다. K-1에서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량 못지않게 적절한 운도 필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UFC 헤비급에는 무려 두 명의 K-1 우승자 출신이 버티고 있다. 마크 헌트(42,뉴질랜드)와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이 바로 그들이다.

K-1 우승자 목록에서 헌트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2000년 K-1에 데뷔하기 무섭게 지역예선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던 2001년 제롬 르 밴너, 스테판 레코, 프란시스코 필리오 등을 모조리 무릎 꿇리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대단한 기세였다. 레이 세포의 부상 덕이 컸다. 헌트와 세포는 ‘K-1 2001 후쿠오카’에서 충돌했다. 이 경기에서 둘은 맷집, 힘, 근성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맞대결을 펼치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누구라도 두려워하는 세포의 부메랑 훅을 연신 맞으면서도 불가사의한 맷집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는 헌트와 그것을 정면에서 노가드로 받아 치는 세포의 두둑한 배짱은 경기 내내 팬들의 눈을 묶어두었다.

근접거리에서 강펀치가 얼굴을 정확히 가격했음에도 씨익 웃으며 얼굴을 대주는 헌트와 이에 뒤질세라 턱을 꼿꼿이 세우고 안면을 내미는 세포의 모습은 마치 이 경기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사나이의 자존심이 압축된 광경이었다.

팽팽한 승부에도 판정은 있었다. 결국 상대적으로 유효타가 많은 세포의 판정승으로 세기의 대결은 끝났지만 세포가 경기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는 바람에 헌트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승승장구한 헌트는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영광까지 얻게 됐다.

헌트가 ‘K-1판 신데렐라’라면 오브레임은 ‘K-1판 침략자’였다.

오브레임은 ´2008 다이너마이트´에서 종합 파이터임에도 입식 최강자 중 하나인 바다 하리(33,모로코)를 넉아웃으로 잠재우는 충격적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후 무시무시한 힘을 바탕으로 두터운 가드와 한방을 앞세워 ‘2010 그랑프리’ 우승까지 차지한다.

이전까지 K-1을 이끌었던 쟁쟁한 전설적 파이터들의 공백과 노쇠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입식무대의 빅네임 타이론 스퐁, 구칸 사키, 피터 아츠 등을 차례로 꺾은 업적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현재 헌트와 오브레임은 나란히 UFC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7,브라질)을 필두로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 스티페 미오치치(33,미국) 등 쟁쟁한 상대들이 버티고 있어 어렵게 느껴진다.

이를 극복하고 정상에 설 수 있다면 입식-종합 메이저 단체를 모두 석권한 엄청난 업적을 이루게 된다. 헌트와 오브레임이 역사에 남을 전설을 쓸 수 있을까.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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