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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임, 바꾼 색깔로 UFC 헤비급 꼭대기 오르나

입력 2016-06-03 11:39





오브레임
춘추전국 시대를 맞은듯한 UFC 헤비급에서 단연 주목을 끄는 선수는 알리스타 오브레임(왼쪽)이다. 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라는 평을 들어 곧 두 사람 간 파이트가 관심을 끈다. 사진=UFC
UFC 헤비급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다. 좋은 신체 조건과 타격, 레슬링의 밸런스가 출중한 그는 최근 있었던 타이틀전에서 파브리시오 베우둠(39,브라질)을 잡고 새로운 UFC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주짓수와 무에타이 조합이 일품인 베우둠은 탄탄한 레슬링과 무한 체력을 앞세운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의 독주를 끊어낸 주인공이다. 기량이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한동안 전성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조용히 한걸음씩 전진하던 미오치치는 베우둠과의 경기에서 압승을 거두고 모든 영광을 빼앗아 버렸다.

미오치치와 더불어 조명 받고 있는 또 하나의 파이터가 있으니 다름 아닌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이다. UFC에 입성할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큰 기대를 받았으나 이후 내구력, 체력이라는 고질적 약점을 드러내며 관심도가 크게 사그라졌다. 하지만 이후 파이팅 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스테판 스트루브, 로이넬스,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연파하며 정상권으로 급부상했다.

재미있는 것은 오브레임과 다른 경쟁자들의 UFC 약물 강화 이후의 행보다. 지나치게 커져버린 몸 등으로 오브레임은 UFC 입성 전부터 그 어떤 선수보다도 약물 의심을 강하게 받았던 파이터다. 그 같은 의심의 일부가 밝혀지면서 약물 전과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가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UFC 측의 약물강화 이후 상당수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져버렸다.

약물강화 이후 오브레임을 비롯한 마크 헌트, 베우둠 등 프라이드 출신 노장들의 승률이 대폭 올라갔다. 남들 약물 다할 때 혼자만 집중 감시받다가 다 같이 사용을 못하니까 두각을 나타낸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UFC 약물 강화 이후 헤비급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브레임의 최근 업적 중 가장 큰 것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를 잡아낸 것이다. 산토스는 강한 내구력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점에서 상성상 오브레임에게 아주 강할 것으로 예상됐던 선수다. 거기에 스탭까지 날렵해 답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오브레임은 철저한 거리싸움을 통해 자신의 공격 리듬을 지켜나갔고 결국 산토스를 옥타곤 바닥에 눕혔다. 펀치거리에서 주먹이 오갔으면 산토스가 압도적으로 유리했겠지만 오브레임은 원거리 킥 싸움과 근거리 빰클린치를 통해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다. 자신의 강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산토스 입장에서는 할 것이 없었다.

팬들은 언젠가 있을 벨라스케즈와 오브레임의 승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오브레임은 오는 9월 11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의 UFC 203 메인이벤트로 챔피언 미오치치와 타이틀 매치를 벌일 예정이다. 당장은 둘이 맞붙지 않겠지만 만약 오브레임이 챔피언에 오른다면 벨라스케즈와의 일전도 기대된다.

벨라스케즈는 오브레임의 약점인 맷집과 체력이 장점인 선수다. 경기 전 산토스가 그랬듯 오브레임에게 상성에서 안 좋아 보인다. 신장은 작지만 테이크다운과 클린치싸움에서 평소처럼 위력을 발휘한다면 그라운드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다.

그러나 최근의 오브레임은 약점을 공략하기 어려운 스타일로 진화했다. 본래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워낙 거리싸움을 잘해 원거리에서 효과적으로 펀치와 킥을 내면 쉽게 파고들기 힘들다. 많이 때리기보다 한방씩 정확하게 쳐 돌격모드로 들어가다가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다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근거리로 들어갔다 해도 마냥 쉽게 넘겨 뜨리기 어렵다. 오브레임은 클린치 싸움을 잘하는 축에 속하며 신장의 우위를 살려 빰클린치 니킥이나 길로틴 공격을 시도하면 벨라스케즈가 난감한 상태에 빠지지 말란 법도 없다. 오브레임과 벨라스케즈가 맞붙는다면 서로 상성에서 위험할 수 있어 누가 더 준비를 잘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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