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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지 애인' 못 크고 미오치치 튀어 오른 이유

입력 2016-06-05 09:38

미오치치
한 때 평범한 선수로 평가받던 미오치치가 대단한 진화를 선보이며 헤비급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UFC

 

UFC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는 전형적인 ‘진화형 파이터’로 불린다. UFC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던 초창기만 해도 중위권 정도의 재목으로 평가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편견을 경기력으로 깨버렸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미오치치는 비슷한 시기에 기대주로 같이 활약했던 ‘로우지 연인’ 트레비스 브라운(33,미국) 보다도 앞서나갔다고 보기 힘들다. 200.66cm의 큰 키와 파생되는 긴 리치를 살린 타격을 주무기로 했던 브라운은 한동안 미오치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오치치는 2012년 그래플러 타입의 스테판 스트루브(25,네덜란드)에게 넉아웃 패배를 당했다.

반면 브라운은 이전해 스트루브를 KO로 잠재웠다. 2013년 알리스타 오브레임, 조쉬 바넷 등 빅네임들을 때려눕히며 상종가를 쳤다. 그런 브라운조차 챔피언감으로 인정받지 못했던지라 미오치치가 언젠가 정상에 설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한때 상위권으로 도약을 꿈꿨던 브라운은 한계에 부딪혔다.

브라운은 스트루브 정도를 빼고는 가장 큰 신장을 바탕으로 기습적인 단타성 타격과 클린치, 혹은 테이크다운 후 상위 포지션 점령 상태에서 팔꿈치 공격 등으로 많은 재미를 봤다. 가브리엘 곤자가, 바넷의 테클을 방어하는 클린치 상황에서 KO승을 이끌어낸 위에서 내리찍는 독특한 궤도의 팔꿈치 공격은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됐다.

UFC는 수직 엘보우와 후두부 가격이 금지다. 때문에 클린치 싸움시 태클을 방어하며 과감히 엘보우를 치는 선수는 거의 없는데 브라운은 교묘히 반칙을 피해가며 팔꿈치 공격을 효과적으로 썼다. 클린치 싸움이 꼭 필요했던 상대들에게는 악몽의 기술로 작용했다.

끈적하게 상대에게 달라붙어 압박하는 바넷같은 스타일은 브라운에게 너무 좋지 않았다. 브라운은 바넷의 클린치를 모두 버티어내면서 팔꿈치 공격으로 맷집 방어선을 잘랐다. 2013년 까지만 해도 브라운은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는 선수들에게 일종의 관문 같은 역할을 했다.

브라운은 딱 거기까지였다.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의 레슬링 압박 등 알고도 막기 힘든 기량과 패턴을 갖추지 않은 이상 도약을 위해서는 진화가 필수다. 브라운은 경기를 치를수록 업그레이드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로인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반면 미오치치는 달랐다.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발전하는게 눈에 띄게 보였고 상대와의 맞춤 전략도 늘 다르게 가지고 나왔다.

미오치치는 로이 넬슨, 가브리엘 곤자가전까지만 하더라도 테이크다운 방어력을 바탕으로 옥타곤을 넓게 쓰며 포인트 타격을 잘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운영능력은 좋지만 한방 파워는 부족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미오치치를 챔피언감으로 평가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재작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을 기점으로 각성모드에 들어갔다. 비록 아쉽게 패배했지만 ‘최강의 2인자’를 맞아 대등한 승부를 이끌어냈던 그는 이후 마크 헌트,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화력으로 박살내며 강펀처 이미지까지 얻었다. 헌트전에서는 타격과 레슬링 압박을 섞어서, 알롭스키와는 펀치 타이밍 대결에서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아왔던 파브리시오 베우둠(39,브라질)전 역시 발전된 기량과 철저한 전략이 돋보였다. 당초 열세로 예상됐던 킥 싸움에서 대등하게 치고받으며 베우둠을 당황시켰고 이후 놀라우리만치 냉정한 모습으로 카운터 펀치를 연달아 적중시켰다.

현재 UFC 헤비급은 워낙 물고물리는 상황이라 롱런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경기 때마다 발전하고 준비를 잘하는 미오치치라면 혼돈의 전국시대를 평정할지도 모를 일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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