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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0 헌트의 레슬링,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입력 2016-07-08 14:34

마크 헌트
10일 프로 레슬러 출신 브룩 레스너와 일전을 갖는 마크 헌터. 사진=UFC
마크 헌트(42,뉴질랜드)는 UFC 헤비급을 대표하는 명승부 제조기다. 작은 신장이지만 육중한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아무리 큰 선수와 맞붙어도 물러나지 않고 혈전을 벌인다.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K-1, 프라이드를 거쳐 진화를 거듭해온 헌트는 타격 마스터다. 키도 크지 않고 빠르지도 않지만 영리한 스텝으로 상대의 발을 묶은 채 공격하기 용이한 펀치 각을 만드는데도 능하다. 몸이 유연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이 탁월하다. 펀치 파워와 맷집까지 좋아 난타전에 특히 강하다. 헌트가 압박해오면 대부분의 상대가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는 이유다.

하지만 헌트가 타격만 강한 선수였다면 레슬러, 주짓떼로 등 그래플러들이 즐비한 UFC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헌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좀 더 젊고 체력이 좋았던 프라이드 시절보다 노장이 된 현재 더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플링이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라운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장기인 타격마저 묶이는 악재를 겪었지만 지금은 자신감 있게 강펀치를 휘두르고 있다.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몰라보게 부쩍 발전했다. 클린치 싸움, 하위포지션 탈출 능력 등 전반적인 레슬링 기량 향상이 그 이유다.

헌트의 레슬링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거리를 두고 테이크다운만 막아내는 일반적인 디펜스형 타격가와 달리 클린치 상황시 겨드랑이 싸움도 적극적으로 벌이고 허리, 무릎, 발목 등 그립만 잡히면 과감하게 상대를 넘긴다. 프라이드 시절의 헌트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헌트는 오는 10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 모바일 아레나서 펼쳐질 UFC 200에서 브록 레스너(38,미국)와 대결한다. 레스너는 위압감을 느낄 만큼의 신체 조건을 갖춘 괴물 캐릭터다.

평소 체중 130kg 근방에서 감량을 해서 한계체중 120kg에 맞춰서 경기에 임하는 그는 골격이나 몸의 두께에서 타 선수들과 차원을 달리한다. 체력과 순발력도 뛰어나 짧은 MMA경력에도 UFC 헤비급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고릴라같은 외모와 달리 섬세하고 영리해 헌트 입장에서는 상당한 난적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레슬링이다. 아무리 헌트가 레슬링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해도 전문 레슬러 레스너가 상대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경기 초반부터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거대한 레스너에게 깔릴 경우 신체적, 체력적 데미지는 상당할 수 있다.

헌트의 레슬링이 가장 빛난 경기는 안토니오 실바(36,브라질)와의 1차전이다. 실바는 큰 체구에서 나오는 타격도 좋지만 파워 주짓수도 상당한 선수다. 헌트는 그런 실바를 맞아 1차전 당시 만만치 않은 레슬링 실력을 뽐냈다. 경기 도중 실바의 낮은 로우킥에 다리 쪽 부상을 입어 고육지책으로 썼던 것이기는 하지만 그 수준이 상당했다.

헌트는 거구의 실바를 맞아 적극적으로 겨드랑이를 파는 등 클린치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으며 낮은 자세로 파고들며 수차례 태클을 성공시켰다. 하체 데미지로 인해 필패가 예상됐던 상황에서 이른바 반전 경기력을 선보였다.

둘은 엄청난 혈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국내 아나운서는 “지옥에서도 이런 승부는 흔치 않겠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리며 엄청났던 경기를 설명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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