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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코미어 ‘아! 존존스’ …또 주먹이 운다

입력 2016-07-09 10:38

UFC 코미어
존 존스와의 타이틀 방어가 무산된 다니엘 코미어. 사진제공=UFC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UFC 200’ 출전을 앞두고 있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38,미국)가 뜻밖의 비보(?)에 울었다.

상대 존 존스(29,미국)가 약물파동을 일으키며 경기를 며칠 앞두고 매치업에서 빠져버린 것이다. UFC는 지난 7일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약물검사 결과, 존스가 UFC의 반도핑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존스를 이번 대회 매치업에서 삭제했다.

그간 이뤄왔던 엄청난 업적들이 약물로 인한 결과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팬들의 충격은 더하고 있다. UFC 측은 존스를 대체해 코미어와 싸울 상대로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41,브라질)를 낙점했다.

코미어의 충격도 적지 않다. 존스는 무적행진을 달리고 있던 코미어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이른바 숙적이다. 존스는 실력이 모자라 타이틀을 내준 것이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의 사고로 타이틀 벨트를 반납해야 했을 뿐 여전히 옥타곤에서는 그의 아성을 흔들 선수가 없었다.

코미어는 헤비급, 라이트헤비급을 넘나들며 18번을 싸워오는 동안 딱 한번 패배했다. 그 한번의 패배를 안겨준 선수가 바로 존스다.

존스는 체급 역사상 최강의 파이터로 꼽히는 인물이다. 최고 수준의 레슬링 실력에 신장 193cm, 리치 215cm라는 하늘이 준 신체조건까지 함께하는 괴물캐릭터다. 특기인 그라운드는 물론 스탠딩에서도 약점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파이터다.

비상식적으로 긴 팔다리를 이용해 영리하게 거리싸움을 하다가 상대가 무리해서 들어오면 팔꿈치로 카운터를 치거나 곧바로 테이크다운 시켜버린다. 맞서는 상대들은 1라운드를 버텨도 이후 엄청난 체력손실에 시달린다.

코미어가 라이트헤비급으로 전향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부터 둘의 ‘양강 구도’는 예견된 결과였다. 코미어는 헤비급에서 뛸 때부터 상위권에서 벨트를 노리던 강자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순간적인 폭발력은 흡사 민첩한 한마리 흑곰을 연상시키게 한다.

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 코미어는 흑인 특유의 순발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자신보다 큰 선수들도 어렵지 않게 바닥에 눕힌다. 신장의 차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엘리트 레슬러 출신 중에서도 코미어는 타격센스가 특히 좋은 편이다. 레슬링에 자신감이 있어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스탠딩에서 과감하게 주먹을 휘두르며 치고 들어간다. 큰 스윙의 펀치가 대부분이지만 핸드 스피드가 빠르고 맞추는 능력이 뛰어나 문제없다. 펀치와 레슬링 두 가지를 경계해야 되는 상대 선수들이 뒷걸음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존스는 그런 코미어의 파이팅 스타일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파이터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코미어는 자신의 패턴을 성공시키기 위해 평소보다 더한 120%의 힘을 소모해야했지만 존스는 늘 하던 것처럼 받아치며 장기전에서 우위를 잡았다.

존스는 코미어가 꼭 극복해야 할 상대였다. 아무리 챔피언벨트를 차고 있더라도 존스전 승리가 없다면 이른바 ‘반쪽 챔피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코미어는 “이것은 생사의 문제다”라는 표현까지 쓰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현재 존스는 약물복용 사실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워낙 중대한 상황이라 UFC도 신중하게 조사를 할 방침이다. 그러나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2년간의 자격정지가 부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코미어는 언제 기량이 급감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어쩌면 지금이 신체적으로 마지막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존스가 2년 자격정지를 당한다면 리벤지 기회는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1차전 패배가 약물에 의한 억울한 패배였다는 명분은 생기지만 그래도 전적에서의 패는 지울 수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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