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위대한 전설’ 앤더슨 실바, UFC 200 살리나

입력 2016-07-10 09:26

앤더슨 실바
오랜만에 링에 오르는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왼쪽). 사진제공=UFC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UFC 200에 ‘위대한 전설’ 앤더슨 실바(41,브라질)가 출격한다.



전 미들급 챔피언 실바는 부상과 노쇠화로 망가지다시피 했지만 오랜 시간 굵직한 업적을 이루며 MMA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조르주 생 피에르처럼 지루하지도 않았으며 날카로운 타격을 통해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커리어를 겨뤄볼만한 유일한 파이터다.

이빨 빠진 사자 실바의 UFC 200 출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현재의 그는 역대 최약체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6,영국) 조차 당해내기 어려운 몸 상태다.

실바의 깜짝 합류는 UFC의 위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빅카드는 단연 다니엘 코미어(38,미국)와 존 존스(29,미국)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이었다.

체급 역사상 가장 강한 파이터로 꼽히는 존스와 존스를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코미어의 대결은 역사적인 200회 대회를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많은 나이로 신체적으로 마지막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코미어는 배수의 진을 치고 1차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노리고 있던 터라 더욱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존스의 약물파동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존스는 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약물검사 결과 UFC의 반도핑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추정되어 메인이벤트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처음에 밑그림을 그렸을 때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가 나오지 못했음에도 여유만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스라는 빅네임의 영향이 컸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대체카드마저 날아가며 200전체의 무게감이 떨어지게 됐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존스의 상대인 코미어마저 뺄 수는 없었다.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에게 예의가 아니기도 하거니와 코미어 역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파이터인 만큼 대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경기는 끌고 나가야 했다.

문제는 기간이었다. 불과 며칠을 앞두고 있던 상황인지라 누가됐든지 함부로 나서기가 어려웠다. 코미어의 기량을 놓고 봤을 때 준비를 잘하고 출전해도 승산이 낮은 상황이다. 갑작스럽게 합류하게 된다면 필패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200대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일부러 패배를 감수할 선수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나 원하는 선수를 집어넣을 수도 없었다. 상징성 높은 대회의 특성상 어느 정도는 네임밸류가 맞아야했다.

그런 상황에서 실바는 용감하게 코미어의 상대로 뛰어들었다. 예전에 비해 기량자체가 너무 떨어져버린지라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미스매치 수준의 경기 내용이 예상되지만 이름값만큼은 존스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울만하다.

미들급 챔피언으로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에도 실바는 상위체급 라이트헤비급으로 종종 경기를 가진 바 있다. UFC 프랜차이즈 스타이저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출신 포레스트 그리핀을 압도적으로 깼다. 제임스 어빙, 스테판 보너 등을 상대로 3전 3승했다.

세월과 부상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모든 병기를 잃어버린 노장 실바가 역사적인 대회에서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을까.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