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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해도 좋아” 브록레스너, 보는 재미는 최고

입력 2016-07-10 16:13

MMA-UFC-SPO-UFC-200:-TATE-V-NUNES <YONHAP NO-1902> (AFP)
브록 레스너가 압도적인 레슬링 기술을 앞세워 강펀치 헌터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연합뉴스.
UFC 헤비급 컴백을 성공리에 마친 브록 레스너(39,미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레스너는 10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 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00대회에서 상위권 마크 헌트(42,뉴질랜드)를 심판전원일치 판정으로 누르고 귀환을 알렸다.

오랜 공백 기간과 상대인 헌트의 급성장 등으로 레스너에게 쉽지 않은 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레스너는 예전보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오랜만의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감각적인 부분에서도 우려가 됐다. 타격에서 약점을 많이 노출해 헌트의 돌주먹이 안면으로 들어가게 되면 급격히 경기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보였다.

결과적으로 레스너는 헌트의 무시무시한 펀치가 터질 틈을 주지 않고 자신의 특기인 레슬링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테이크다운을 거듭해서 성공시키고 상위에서 압박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헌트의 체력은 빠져갔고 나중에는 집중력까지 잃은 채 제대로 펀치 타이밍조차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초반 1라운드는 신중한 탐색전이 지속됐다. 서로가 서로의 특기를 경계한 탓인지 견제만이 거듭됐다. 흐름을 바꾼 것은 역시 레스너의 테이크다운이었다. 첫 번째 시도는 막아냈지만 자신감을 찾은 레스너가 지속적으로 밀어붙이자 견디지 못한 헌트는 결국 넘어갔다. 이후 레스너는 탑 포지션은 물론 백까지 차지하며 큰 덩치로 누르고 파운딩을 치며 헌트를 괴롭혔다.

2라운드에서는 다소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레스너의 태클을 단단히 경계한 헌트가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빛났지만 정작 공격에서 위력적인 정타를 꽂아 넣지 못해 크게 이익본 것도 없었다. 레스너는 긴 리치를 앞세워 헌트의 접근을 최대한 막았고 잽과 로우킥 등 잔공격을 통해 중간 중간 타격 타이밍을 영리하게 끊어주었다. 무엇보다 태클의 압박이 심한 관계로 헌트도 무리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승부는 사실상 3라운드에서 완전히 갈렸다. 레스너는 자신의 태클을 경계하느라 지친 헌트에게 또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상위에서의 엄청난 압박으로 분위기 자체를 완전히 자신 쪽으로 가져갔다.

레스너의 스타일이 너무 올드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레스너는 전형적인 그라운드 앤 파운드 스타일의 레슬링 파이터다. 거구의 몸으로 상대를 넘어뜨리고 압박하는 모습은 MMA 초창기 영장류 최강자로 불렸던 마크 커(48,미국)나 마크 콜먼(52,미국)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레스너에게 열광한다. 파이팅 스타일 자체는 올드할지 모르지만 기량적인 부분에서 그들보다 강하고 무엇보다 보는 재미만큼은 현시점에서도 탑클래스급이기 때문이다. 강렬한 인상에 두꺼운 목과 터질 듯한 가슴근육 등 울퉁불퉁한 몸은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울 정도다. 그러한 사이즈임에도 날렵하고 테크니컬하게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 역시 레스너라 가능한 플레이다.

이날 덩치에 걸맞지 않게 날렵한 움직임으로 낮은 태클을 들어가 헌트를 넘기고 묵직하게 압박하는 레스너의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상체로 누르고 손목 컨트롤을 하고 긴리치를 활용해 파운딩을 치는 광경은 보는 이들마저 숨을 턱턱 막히게 하기에 충분했다.

레스너의 플레이 자체는 올드할지 모르지만 그러한 캐릭터가 헤비급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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