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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비스핑, UFC 챔피언 자질 있나

입력 2016-07-16 09:29

비스핑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강자들 보다 한물 간 선수들을 도전자로 받아들일 움직임이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제공=UFC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6,영국)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스핑은 지난 타이틀전에서 루크 락홀드(30,미국)를 제압하고 챔피언벨트를 거머쥐었다. 백인 영국 출신으로 흥행 카드로 쏠쏠해 UFC에서 버텨왔던 그가 챔피언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철저히 강한 딱 ‘문지기’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락홀드의 방심 탓이 컸다. 락홀드는 부상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타이틀 방어전을 감행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상대가 비스핑이라는 이유도 컸다는 분석이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설마 비스핑에게 지겠어’라는 마음이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락홀드는 비스핑전에서 크게 긴장을 하지 않고 가볍게 경기에 임하다 불의의 펀치를 허용하는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 체급 판도 대비 UFC 역대 최약체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비스핑이 챔피언에 오른 것은 이변이지만 스포츠계에서 ‘깜짝 스토리’, ‘신데렐라 이야기’도 나쁠 것은 없다. 챔피언급 실력을 가진 상당수 선수들이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벨트에는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

문제는 비스핑의 이후 행보다. 비스핑은 선수시절 내내 정의로운 히어로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 했다. 나름 노력했음에도 ‘히어로가 되고 싶은 찌질한 악당’ 컨셉이 더 강했던게 사실이다. 차엘 소넨 등 악역을 자청했던 선수들과 현격하게 다른 부분이다.

이러한 비스핑의 작은 그릇은 챔피언이 되어서도 바뀌지 않았다. 비스핑이 챔피언이 되기 무섭게 선수들의 무수한 러브콜이 쏟아졌다. 챔피언이 너무 약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비록 어처구니없이 패하기는 했지만 락홀드는 다시 맞붙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32,미국)을 필두로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 비토 벨포트, 료토 마치다, 요엘 로메로, 팀 케네디, 게가드 무사시 등 당장 붙어서 비스핑을 이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상황에서 비스핑은 다음 도전자로 UFC 최고령 파이터 댄 헨더슨(46,미국), 아래 체급 선수인 조르주 생 피에르(34,캐나다), 닉 디아즈(34,미국) 등을 희망 상대로 거론했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젊은 강자들보다는 전성기가 지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노장이나 아래 체급 사대들과 경기를 벌어야 타이틀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스핑은 자신의 바람대로 랭킹 13위 노장 헨더슨과 영국 맨체스터에서 1차 방어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시합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파이터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아무리 챔피언이 편한 길을 원한다 해도 랭킹 10위권 밖의 선수나 아래 체급 파이터들을 맞아 1차 방어전을 치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비스핑은 “헨더슨과의 1차전 패배는 내 평생 최대의 굴욕이었다. 이제는 빚을 갚고 싶다”는 말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말이 안 된다. 비스핑이 헨더슨에게 넉아웃으로 패한 것은 무려 7년 전인 2009년이다.

이후 비스핑은 17전이나 더 치렀다. 그렇게 리벤지를 원했다면 지금껏 가만 있었던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런 상황에서 챔피언 벨트를 두르고 이제 와서 헨더슨을 상대로 방어전을 치른다는 것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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