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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UFC 페더급, 판도는 맥그리거 마음대로?

입력 2016-09-08 16:38

UFC 코너 맥그리거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본인의 체급이 아닌 곳에서 기행을 일삼는 그에게 강력한 경쟁자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고 있다. 사진=UFC

 

체급 최강자로 군림해온 전 챔피언, 현 챔피언의 최강 대항마이자 전 챔피언 외에는 패배를 허락하지 않은 막강한 베테랑, 연승을 이어오며 체급내 강자들을 차례로 격파한 젊은 상위랭커.



이 정도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어느 체급이든 타이틀 도전자로 손색이 없다. 순번대로 도전권을 얻든지 아님 셋 중에 하나가 도전자가 되어야 맞다. 하지만 UFC 페더급 만큼은 예외다.

전 챔피언 조제 알도(29,브라질), 최강의 2인자 프랭크 에드가(35,미국), 떠오르는 막강 신성 맥스 할로웨이(23,미국) 등 당장 챔피언에 도전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3인이지만 누구도 챔피언 타이틀 도전권이 확정되지 않았다. 아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그 사이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는 2번의 경기를 치렀다. 놀랍게도 체급 타이틀전이 아니었다. 자신의 체급도 정리하지 않은 맥그리거는 챔피언이 되기 무섭게 라이트급, 웰터급을 정리하겠다는 황당한 발언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슈퍼파이트의 길로 접어들었다. 팬들은 “말도 안 된다”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주최 측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 맥그리거의 손을 들어주었다.

상위 체급 파이터와 한판 대결을 펼친 맥그리거는 그야말로 망신을 당했다. 갑작스럽게 대체 선수로 들어온 중위권 파이터 네이트 디아즈(30,미국)에게 엉망진창으로 얻어맞고 서브미션으로 무너졌다.

이 정도했으면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의 체급에서 방어전을 해야 함이 맞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또 다시 디아즈와 2차전을 벌였고 혈전 끝에 가까스로 판정승했다.

그 사이 알도와 에드가는 치열한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였다. 둘이 싸워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상성에서 앞선 알도가 이겼다. 맥그리거를 이길 확실한 카드로 꼽혔던 에드가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다. UFC가 알아서 맥그리거의 걸림돌을 치워준 셈이다.

온갖 고생을 한 알도와 맥그리거의 2차전이 확실히 결정된 것도 아니다. 다른 체급이었다면 타이틀에 도전하고도 남을 할로웨이 역시 한참 뒤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그야말로 체급내 타이틀방어 구도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명분도 형평성도 없는 아수라장이 됐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맥그리거의 못된 짓(?)을 다른 체급 챔피언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최근 새로이 챔피언에 오른 미들급 마이클 비스핑(36,영국), 웰터급 타이론 우들리(34,미국) 라이트급 에디 알바레즈(32,미국) 등은 벨트를 차기 무섭게 정상적인 타이틀방어전을 무시한 채 뜬금없는 도전자들을 희망 상대로 언급하며 팬들의 공분을 샀다. 비교적 편한 상대와 높은 대전료를 받고 싸우고 싶어하는게 이유다.

그간 UFC가 격투 팬들의 인정을 받았던 데에는 이른바 서커스 매치업이 적었던 이유도 큰데, 다른 선수도 아닌 챔피언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단체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맥그리거와 알바레즈의 슈퍼파이트 루머가 떠돌며 팬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맥그리거 입장에서 알바레즈는 좋은 상대다. 지난 경기에서 하파엘 도스 안요스(31,브라질)를 누르고 챔피언에 오르기는 했지만 안요스처럼 검증된 최강자는 아니다. 맥그리거가 안요스를 이기는 그림은 전혀 안 그려지나 알바레즈는 붙어봐야 안다는 의견도 많다.

이벤트도 좋지만 맥그리거는 챔피언 벨트가 가지는 상징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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