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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챔피언 문턱에서 미끄러진 오브레임… 타고난 ‘약한 맷집’

입력 2016-09-13 09:53

MMA UFC 203 <YONHAP NO-1726> (AP)
챔피언 미오치치에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 오브레임(오른쪽). 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약한 맷집이 이번에도 그를 발목 잡았다. (연합)

UFC 헤비급의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만큼 장단점이 확실하게 갈리는 선수도 드물다.



오브레임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질과 양적으로 매우 훌륭하며 오랜 시간 많은 단체를 오가며 강적들과 싸운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에 대한 집념도 남다른 선수다.

일부에서는 “근성이 약하다”는 혹평도 내놓고 있지만 이는 말이 안 된다. 근성 없는 선수가 오랜 시간 무수한 강자들과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동안 치열하게 펼쳐온 생존 경쟁이 오브레임의 험난했던 파이터 역사를 말해준다.

문제는 내구력이다. 최근 헤비급에서 맹위를 떨치는 대부분 선수들은 맷집이 하나같이 강하다. 한때 양강체제를 이루던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는 물론 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의 공통점은 내구력이 최상급이라는 사실이다.

파브리시우 베우둠(38·브라질) 같은 경우 그만큼의 맷집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그라운드 능력이 뛰어나 위험하다싶으면 누워서 회복할 시간을 버는데 능하다. 상대 선수들은 베우둠이 눕게 되면 진짜로 충격을 받은 것인지 헛갈려하며 과감하게 따라 들어가는데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벤 로스웰(35,미국), 로이 넬슨(40,미국), 트레비스 브라운(33,미국) 같은 경우 기술적으로는 단순하지만 내구력이 좋아 헤비급 무대에서 롱런하고 있다. 반면 안드레이 알롭스키(37,벨라루스), 프랭크 미어(36,미국)의 경우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노련함까지 갖추고 있음에도 취약한 내구력 때문에 뜻밖의 상황에서 종종 무너졌다.

유망주로 불렸던 브랜든 샤웁(33,미국)이 치고 나가지 못한 배경에도 맷집이라는 요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언제 어디서 한방이 터질지 모르는 헤비급이라 완전히 상대의 공격을 피해내거나 막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외의 상황에서 한방 걸려도 견디어낼 수 있어야만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펼칠 수 있다. 맷집이 불안요소로 걸리게 되면 잘하는 부분마저 위축되기 일쑤다.

오브레임은 선수생활 내내 맷집과 체력을 지적받았다.

그중 특히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은 맷집이다. 체력같은 경우 특별히 좋은 선수도, 좋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혹은 어떤 흐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조금씩 편차를 보이기도 한다. 평소에 체력이 좋았던 선수도 어려운 상대를 만나 무리하다보면 체력이 방전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체력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맷집이 받쳐주면 버티는게 가능하다. 실제로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 줄건 주고 돌려줄건 돌려주는 식으로 경기운영을 하는 파이터들도 적지 않다. 반면 오브레임은 다르다. 잘못 맞으면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피해야한다. 그로인해 체력이 더 쉽게 떨어질 수도 있고 발이 멈추는 순간 다른 선수 같으면 어느 정도 버틸 상황에서도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오브레임의 내구력이 평균 이상이었다면 체력적인 부분도 많이 커버가 되었을 것이다. 지나치게 약한 맷집이 체력까지 상당부분 갉아먹은 케이스다.

오브레임은 끊임없이 진화했지만 압박형 파이터들에게 약한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브레임에게 큰 패배를 안겨준 대표적 선수들인 마우리시오 쇼군,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벤 로스웰, 트레비스 브라운 등의 공통점은 좋은 맷집을 바탕으로 오브레임의 초반 화력을 받아내고 이어서 압박이 가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테크닉이 뛰어나고 다양한 무기와 경험을 갖추고 있는 오브레임은 기술공방전이나 거리싸움에서는 쉽사리 경기를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잔매를 각오하고 우직하게 들어오는 상대에게 약한 것은 예나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다. 오브레임 입장에서는 타고난 약한 맷집이 아쉬울 뿐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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