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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 수술포기 ‘영혼을 담아’… 아내의 눈물

입력 2016-12-20 17:15

'의리남'의 패배<YONHAP NO-2666>
격투기 선수로 변신한 탤런트 김보성이 10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샤오미 로드FC 035 경기에서 일본의 곤도 데쓰오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던 중 눈 부상을 당해 경기를 포기하며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연합)

 

로드FC ‘영혼의 파이터’ 김보성(51, 본명 허석)이 끝내 안와골절 수술을 포기했다.



김보성은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와골절 부상 치료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잘생겨봐야 얼마나 잘생기겠나”며 “가족도 동의해줬다. 어쨌거나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담담히 고백했다.

이어 “링에서 3분 정도 안 보였던 순간이 있었다. 일순간이 아니었다”며 “다시 보이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보성 아내도 인터뷰를 통해 “결혼하고 나서 운동 얘기를 여러 번 했다. 그때마다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릎을 꿇더라. 왜 이러나 싶었는데 ‘소아암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남편의 말을 듣고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보성이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자 아내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말리지 못한 것을) 많이 후회했다”며 ”숨도 쉬어지지 않을 만큼 눈물이 났다. 왜 하필 눈을”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병원 주치의에 따르면 김보성은 오른쪽 눈 주위가 1.8cm 골절됐고 0.2cm 함몰된 상태다. 앞서 김보성은 지난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35’ 웰터급 스페셜 매치서 콘도 데츠오(일본)와 접전을 펼쳤으나 1라운드 눈 부상으로 기권했다.

영혼을 담은 명승부였다.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팔각 링에 올랐다. 1라운드 시작부터 왼손 훅을 적중하며 배테랑 테츠오를 몰아붙였다.

테츠오는 유도가문 출신이다. 10년 동안 유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2년 종합격투기(MMA)에 데뷔했다. 통산전적은 17전 3승14패다. 그래플링에 강하며 타격도 수준급이다. 분명히 김보성이 맞서기 벅찬 파이터였다.

그러나 김보성은 뒷걸음치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경기로 테츠오를 당황케 했다. 연타 펀치로 테츠오를 그로기까지 몰고 갔다. 상대의 암바 공격도 풀어내는 등 불굴의 정신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난타전 과정에서 눈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 테츠오의 주먹이 김보성 오른쪽 눈에 얹혔다. 불운이었다. 김보성은 왼쪽 눈이 실명 상태라 오른쪽 눈으로 싸워야 했다.

경기 후 김보성은 “정말 죄송하다.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면서 “오른쪽 눈을 맞아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실명되는 느낌이 들었다. 격투기 선수의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승리하고 싶었는데 죄송하다.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보성은 대전료와 파이트머니 전액을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김보성의 수술 포기 소식에 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각종 SNS과 뉴스 게시판을 통해 “좋은 취지에서 싸웠는데 너무 속상하네요” “영혼의 파이터, 당신을 존경합니다” “내 가족이 다친 기분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 속히 건강 되찾으시길 기원합니다”등 쾌유를 빌고 있다.

한편 방송인 파이터 윤형빈이 최근 김보성을 위해 못 다한 승부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윤형빈은 지난 15일 로드FC 정문홍 대표와 함께 입원 중인 김보성의 병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내가 김보성 형님이 못다 이룬 승리를 위해 링에 오르겠다. 콘도 테츠오와 대결하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정문홍 대표는 “정해진 계획은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어 김보성에게 “다쳐서 너무 안타깝다. 승패를 떠나서 이 시대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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