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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프로듀스’ 사태 뒷북 사과한 CJ ENM… 알고보니 일방 발표

입력 2020-01-03 07:00
신문게재 2020-01-03 13면

사과하는 허민회 CJ ENM 대표<YONHAP NO-2581>
허민회 CJ ENM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은 CJ ENM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뒷북사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과와 함께 아이즈원, 엑스원 등의 활동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소속사와 합의 없는 일방 발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CJ ENM은 지난 달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사과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해 7월 프로그램 종영과 함께 조작 논란이 불거진 지 5개월만이다. 기자회견은 30일 오전 8시 공지됐다. 이와 관련해 연예계에서는 이날 이뤄진 모기업 CJ의 정기임원이사에 맞춰 급조된 기자회견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허민회 대표이사는 사과기자회견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Mnet에 돌아오는 이익 및 향후 예상 이익을 모두 내놓고 약300억원 규모의 기금 또는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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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요계에 따르면 허 대표이사의 사과는 CJ ENM의 일방적인 발표다.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의 소속사는 CJ ENM으로부터 활동재개와 관련한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했다. 이에 엑스원 멤버들의 소속사 측은 이와 관련한 논의를 위해 1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소속사 관계자는 “일부 멤버 소속사로 인해 ‘조작그룹’의 오명을 썼는데 어떻게 활동을 강행할 것인가”라며 “우리는 활동재개에 대한 의사를 밝힌 바 없다. CJ ENM이 일방적으로 발표해놓고 추후 활동의 키를 소속사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대표이사가 약속한 300억원 규모의 기금 역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다. CJ ENM이 손해를 감수하는 게 아니라 순이익을 포기하는 만큼 손해 볼 것도 없으면서 ‘생색’만 냈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Mnet이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통해 얻는 수익이 300억원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CJ ENM도 인정한 부분이다.

간담회에서도 ‘고구마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윤용 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와 하용수 경영지원실장은 취재진의 질의에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조작 전 원 순위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순위 조작으로 인한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피해자와 수혜자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전 시즌 조작이 확인된 만큼 아이오아이와 워너원 등의 일부 멤버 소속사들 역시 순위 조작에 가담해 수혜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수혜 환수계획조차 세우지 못했다. CJ ENM 측은 “아이즈원, 엑스원은 아무 잘못이 없다.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활동도 안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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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로 탄생한 아이즈원.(연합)

 

이런 상황에서도 CJ ENM은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 여부를 타진 중이다. CJ ENM 측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아예 안 하는 것도 답이 될 수 있을텐데 현재 그런 생각은 안하고 있다”며 여전히 오디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초 CJ ENM은 1월 Mnet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인 ‘십대가수’를 방송 예정이었지만 ‘프로듀스’ 논란이 커지면서 편성을 중단했다. CJ ENM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레이블 ‘빌리프랩’을 설립해 2020년 데뷔를 목표로 신인 보이그룹의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도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오디션은 CJ ENM으로서 놓칠 수 없는 콘텐츠기도 하다. 앞서 Mnet 관계자는 지난 달 1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해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지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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