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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삼대장, "10년 지기 케미로 신개념 '토크 먹방' 완성했죠"

입력 2020-05-18 07:00
신문게재 2020-05-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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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장은 1년간 내실을 다지며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해낸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사진=이철준 기자)

 

겉으로 보기에는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형(김경원),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행동대장(이재영), 묵묵히 뒤에서 팀을 이끄는 리더(김도윤)가 모여 전에 없던 먹방을 선보인다.



푸드파이터처럼 많이 먹거나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이한 음식을 식탁 위에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먹방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진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둘도 없는 친구와 함께하는 조촐하지만 행복한 한 끼를 연상케 한다.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삼대장’은 2016년 2월 국민대학교에서 함께 광고학을 전공한 11학번 동기가 모여 꾸린 팀이다. 유튜브 채널은 같은 해 6월에 개설됐다. 그들은 남들처럼 졸업 후 취직하는 대신 전공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창업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했던 그들에게 유튜브는 수익 창출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었다.

“챌린지 형태의 콘텐츠를 주로 다루다 신대방동의 유명한 식당에서 매운 돈가스를 먹는 영상을 찍었는데 조회수가 잘 나왔어요. 그때 가능성을 확인하고 먹방의 비중을 90%까지 늘렸습니다. ‘계란 위에서 플랭크 자세로 10분간 버티기’, ‘고구마·치즈·계란 먹고 냄새가 가장 심한 방귀 가리기’ 등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실험형 콘텐츠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채널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그저 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생산해내는 게 목표다. 짧은 시간이나마 영상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유튜브의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

“순서를 정해 맛있는 음식을 차례대로 양심껏 먹는 ‘의리먹방’이 주력 콘텐츠입니다. 3달 동안 오락실을 순회하며 펀치 기계 신기록을 세웠던 ‘챌린저스’도 유명했죠. 이 밖에도 일상을 보여주는 ‘데일리 삼대장’, 실험을 주로 하는 ‘삼대장 플레이’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대장은 토크를 가미한 신개념 먹방 ‘심심해서 먹는 삼대장’ 시리즈를 업로드하고 있다. 영상을 찍는 크리에이터도 음식을 접할 때 행복해야 한다는 콘셉트다. 건강도 생각했다. 10년에 가까운 정을 쌓아온 그들이다 보니 무심한 듯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위트가 담겨있다.

그들의 유튜브 채널은 매운 돈가스 챌린지 이후 구독자 1만명을 돌파하며 상승기류를 탔다. 채널 개설 후 구독자 10만명을 기록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개월. 지금은 8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 1년 동안은 수입이 없었다. 다행히 다이아 티비 주최 ‘제1회 MCN 디지털 크리에이터&PD 공모전’에서 ‘기네스 브레이커’ 콘텐츠로 수상하며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아 영상 제작 등에 투자할 수 있었다. 현재 모교인 국민대에 약 8평 크기의 사무실을 마련해 스튜디오 겸 편집실로 쓰고 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인당 중견기업 대리급의 수입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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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삼대장(김경원·이재영·김도윤)은 먹방에 여러 흥미로운 요소를 더한 콘텐츠로 구독자 80만명을 확보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월~금요일 작업을 합니다. 보통 오후 1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합니다. 편집 프로그램은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촬영 장비는 DSLR 한 대와 액션캠 두 대를 활용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4개의 영상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메신저를 통해 아이디어를 수시로 제안해요. 영상 촬영에는 2~3시간, 편집 작업에는 6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3명의 케미(조화)가 강점입니다. 캐릭터가 서로 달라서 발생하는 재미가 있어요. 유명인과 협업해 한 번에 높은 인지도를 쌓을 수도 있지만 욕심 없이 내실부터 다지면서 꾸준히 채널을 운영하는 게 장수의 비결입니다.”


그들은 일반 직장인들이 유튜버들을 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일정 부분 공감했다. 주변인들과 비교해 워라벨(일·삶 균형)이나 근무환경이 만족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겉모습만으로 쉽게 돈을 번다는 인식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진심을 다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이 되면 안 돼요. 도전하려면 빨리하되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삼대장은 각자의 다짐을 전했다. 김경원씨는 “삼대장이라는 브랜드를 확장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영씨는 “한 번에 큰 인기를 얻는 것보다 꾸준히 오래가는 유튜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윤씨는 “저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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