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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화재’ 형제 엿새째 의식 못 찾아

입력 2020-09-19 18:00

부모 부재중에 어린 형제끼리 음식 조리하다 불…화상 입어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 형제끼리 라면을 끓여먹으려다가 불이 나 형제가 크게 다쳤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집안 (사진=인천 미추홀소방서)

 

집에서 둘이 라면 끓여 먹으려다가 불이 나 크게 다친 초등학생 형제가 엿새째 의식을 못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빌라에서 불이 나 초등생 A(10)군과 동생 B(8)군이 크게 다쳤다. 19일 오후에도 서울의 한 화상 전문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받고 있다.

이들은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검은 연기를 많이 마셔 스스로 숨 쉬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상태다.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호흡기에도 부상이 심각해 의료진이 수면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은 동생 B군의 경우 지난 17일 다소 나아져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떼려고 했지만, 다시 숨을 못 쉬어 계속 중환자실에서 치료 받고 있다.

형제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후원을 주관하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7~18일 이틀 동안 시민 140여명이 형제에게 3000만원가량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아이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도록 병원 치료비로 써 달라”며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이 지정 기탁된 후원금을 쓸 방침이다. 기부자가 기부금 용도를 지정할 수 있는 ‘지정 기탁’인 만큼 재단은 모인 돈을 형제 치료비로 우선 쓰려고 하고 있다.

이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인천 미추홀구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불 때문에 심하게 화상을 입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가지 않던 중에 엄마가 외출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려다가 사고를 당했다.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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