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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K웹툰전쟁, 선제공격 날린 카카오

[조은별 기자의 K엔터+] '카카오웹툰'의 반격 먹힐까

입력 2021-08-03 18:30
신문게재 2021-08-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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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웹툰 메인화면.(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전세계 웹툰 시장을 놓고 네이버와 경쟁 중인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이름까지 바꾸고 선제공격에 돌입했다. 지난 20년 간 ‘다음웹툰’이라는 이름으로 성장곡선을 그려온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웹툰’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국내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1일 정식 오픈한 ‘카카오웹툰’의 핵심은 ‘IPX’(IP eXperience)다. IPX는 지식재산권(IP)과 경험(eXperience)을 합친 단어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2년여에 걸쳐 개발한 카카오웹툰의 IPX는 기존의 모니터 속 웹툰을 살아 움직이는 형태로 구현한다. 과거 종이책 속 그림이 컴퓨터 화면의 모니터로 구현 된 게 ‘웹툰’이라면 카카오웹툰의 IPX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마치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3차원으로 구현한 인상을 안긴다.



이를 테면 ‘승리호’의 등장인물들은 마치 드넓은 우주를 유영하는 듯하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경이로운 소문’의 카운터들이 악귀를 물리치는 장면이나 인기 웹툰 ‘나혼자만 레벨업’ 성진우 캐릭터도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화면을 상하좌우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끝없이 디스플레이가 이어지면서 시각적 즐거움, 직관적 경험을 더하게 했다.

 

[사진1]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진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제공=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크고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썸네일 이미지를 통해 작품을 나열하던 관성과도 같은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며 “웹툰의 본질인 ‘그림’ 자체에 집중하면서도 작품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그림처럼 유저들이 경험할 수 있게 했다”고 자신했다.

스포티파이같은 유수의 글로벌 음악 플랫폼들이 내세우는 AI 추천 기능도 눈길을 끈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른 장르, 작가, 그림체 등을 고려하고 개인 피드백 등을 종합해 연관작품을 ‘개인맞춤형 작품 추천’ 서비스가 도입된다.

아직 초창기인 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웹툰 소개화면이나 티저 영상 등을 제외하면 IPX를 활용한 부분이 많지 않다. 인기웹툰을 장르별, 요일별로 구분하는 형식도 기존 웹툰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화려함만 강조한 썸네일로 가독성과 편의성이 낮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해외 젊은 독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만큼 추후 개선된다면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을 요소는 충분하다.

 

[그림] 카카오웹툰 스페셜탭
카카오 웹툰 (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 태국, 론칭 4일만에 거래액 3.7억원 돌파…네이버웹툰 아성 넘을까

카카오 웹툰의 실험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정받았다. 지난 6월 7일 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카카오웹툰’은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2위에 올랐다. 태국은 출시 4일만에 누적 거래액 3.7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 자신감을 심어줬다.

태국 웹소설 플랫폼 픽션로그(fictionlog) CEO는 “태국의 콘텐츠 앱 업계의 표준을 새롭게 정립했다”고 호평을 보냈다. 같은 달 9일 선보인 대만에서는 구글 플레이 만화 1위,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에서 넷플릭스 다음인 6위를 차지했다.

태국, 대만, 한국에 이어 다시금 세계진출을 도모하며 업계 1위인 네이버의 아성에 도전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의 페이지뷰 점유율은 65.1%로 기존 카카오페이지(15.6%)와 다음웹툰(3.9%)을 합한 것보다 3배 이상 높다. 태국, 대만에서도 네이버 웹툰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의 픽코마, 미국의 타파스 등 카카오의 해외 웹툰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도 카카오웹툰에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M 등 관계사와 손잡고 드라마, 영화 등 오리지널 IP의 영상제작도 계속된다.

카카오가 과거 ‘기다리면 무료’라는 서비스로 웹툰 시장을 산업화했듯 이번 실험이 MZ세대의 선택을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수 대표는 “카카오웹툰을 통해 웹툰 산업의 새로운 UI와 UX 기준을 세워 또 한 번의 산업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IP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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