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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소] 미술관에 간 록밴드 넬·크라잉넛

입력 2021-10-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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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넬과 김제원, 정재인 작가의 합동 전시회 ‘비츠 앤드 피시스’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앨범을 소장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위로의 힘을 전달하고 싶었죠.”(김종완·김제원 작가)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소통하던 록밴드가 미술관과 만났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앤드뮤지엄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비츠 앤드 피시스(Bits and pieces)’는 지난 15년간 밴드 넬의 앨범 아트워크를 담당한 포토그래퍼 김제원, 미술작가 정재인의 전시회다. 두 작가는 부부 사이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달 2일 발표한 넬의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에 수록된 아트워크를 관객 앞에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회 제목인 ‘비츠 앤드 피시스(Bits and pieces)’는 ‘모멘츠 인 비트윈’ 앨범의 부제로 ‘사이의 순간들’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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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꽃1프로젝트

앨범이 가수의 사진집처럼 변해가는 시대지만 넬의 앨범에는 그들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앨범에는 그들의 음악을 오브제로 삼은 아트워크가 수록됐다. 두 작가는 이들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김제원 작가는 “넬의 몽환적인 연주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는 시공간마저 바꿔버리는 능력이다”라며 “그들의 음악을 바탕으로 기억이라는 조각에 위로라는 색을 입혀 표현해보았다”고 설명했다.

제주 바닷가, 강릉 바닷가 모래사장, 안산 재개발 지역과 아차산 뒷골목의 찰나를 촬영한 김제원 작가의 사진은 정재인 작가의 감각적인 붓 터치로 생명력을 얻었다. 전시장에서는 넬의 음악과 노랫말이 적힌 가사가 또 다른 오브제로 구현돼 청각과 시각, 감성과 이성을 자극한다.

김 작가는 “당초 김종완 씨는 앨범의 주제를 남녀의 사랑이라고 설명했지만 나는 ‘위로’에 포인트를 맞췄다”며 “사진 속 흑백의 이미지가 기억이라면 색채는 위로를 뜻한다. ‘관계’란 누군가에게 일상이자 추억이고 슬픔인데 일상에서 특별해지는 관계를 조명해 관람객들이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전시 첫날인 9일에는 넬 멤버들이 현장을 찾았다. 전시를 의기투합한 뒤 멤버들이 작품을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리더 겸 보컬 김종완은 “앨범 안에 수록된 작품을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시의 의의를 설명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곤 한다는 드러머 정제원은 “작품 속 의미를 세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보면서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고 했다.

김제원 작가는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업을 했지만 창작자를 리스펙트하는 넬과 작업은 내 생각을 담을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간다. 그들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고 음악적인 교류가 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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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한경록 SNS

26년차 펑크록밴드 크라잉넛의 기타리스트 이상면도 작가로 변신했다. 이상면은 한글날을 맞아 9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에서 열리는 ‘희망을 전하다’ 전시에 참여한다. ‘희망을 전하다’는 33명의 예술창작자가 예술과 문자를 주제로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 공예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평소 그림에 조예가 깊은 이상면은 자신의 SNS에 작품을 꾸준히 올리며 팬들과 미술로 소통해 왔다. 이번 전시에도 SNS에서 선보인 고양이와 밴드의 무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택했다. 지난해 발매된 크라잉넛의 데뷔 25주년 기념앨범에도 1집부터 8집까지 앨범 커버를 패러디한 이상면의 유화작품이 수록되기도 했다.

크라잉넛 멤버들도 지난 9일 열린 전시회를 찾아 이상면을 격려했다. 전시에는 이상면 외에도 배우 지세현, 사진작가 변성진, 포노 아티스트 우석용, 미술을 전공한 산울림소극장 임수진 극장장, MBN 아나운서 출신의 화가 최지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33인의 작품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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