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지니어스|김은영 |마음의숲 |
뉴턴은 미적분의 ‘원조’ 자리를 놓고 라이프니츠와 회자됐다. 먼저 발견한 것은 뉴턴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발표 않다가 십여 년 후 라이프니츠가 발표한 때문이다. 이 원조 논쟁은 100년이 넘도록 계속되다가 결국 둘 모두 창시자로 인정받는 것으로 끝이 났다. 에디슨은 교류 직류를 둘러싼 ‘전류 전쟁’에서 교류의 탁월함을 입증한 후배 테슬라에게 패했다. 이후 에디슨이 송사로 괴롭힌 탓에 명성이 가려졌던 사실도 공개된다. 그나마 그를 동경한 일론 머스크 덕분에 ‘테슬라’라는 이름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인슈타인도 경쟁자에게 두 차례나 큰 수모를 당했다. 양자역학 연구에서는 닐스 보어의 확률 결정론에 패했고 우주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정적 우주론’이 조르주 르메트르의 우주 팽창론에 기반한 ‘빅뱅 이론’에 밀려 명성에 금이 갔다. 암호 해독을 둘러싼 튜링과 차음의 경쟁도 흥미롭다. 인공지능 시대를 100년 전에 예견한 튜링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판독불가 암호를 해독했고 차움은 비트코인에 10여 년이나 앞서 암호화폐 ‘이캐시’로 블록체인 기술 진화에 기여했다.
외계인 연구를 놓고 벌인 칼 세이건과 프랭크 드레이크의 경쟁은 차라리 ‘협업’이었다. 지금 우리가 달을 넘어 화성에 도전하는 것도 두 천재들 덕분이다. ‘소수’의 세계를 밝히려 함께 노력했던 가우스와 리만의 선의의 경쟁도 흥미롭다. 화학 원소 주기율표의 창시자 자리를 둘러싼 멘델레예프와 모슬리, 생명 연장의 꿈을 위해 헌신했던 파스퇴르와 메치니코프, 블랙홀의 비밀을 파헤치려 한 호킹과 펜로저의 머리 터지는 두뇌 경쟁도 볼 만하다.
저자는 “천재들도 많은 실수를 거듭한다”며 “그러니 우리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정답만 말하길 강요하지도 말자”고 말한다. 지금 정답이라는 것도 언젠가 새로운 라이벌에 인해 오답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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