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한화오션 출항⑤] 저가 수주로 채워온 곳간,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입력 2023-05-30 06:31
신문게재 2023-06-01 5면

한화오션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사진제공=한화오션)

 

국내 대표 방산기업 한화가 조선사 대우조선해양과 만나 통합 에너지 방산 기업 ‘한화오션’ 탄생이란 화려한 축포를 쏘아 올렸다.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 첫 인수 실패 이후 재도전 끝에 재수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99년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 이후 24년 만에 새 주인을 찾으며 경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몸집이 급격하게 커지면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당장 시너지 창출과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확장 등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풀어야 할 난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브릿지경제는 한화오션의 비전과 남겨진 과제에 대해 5회에 걸쳐 꼼꼼하게 짚어본다.<편집자 주>  

한화오션

한화그룹이 지난 23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조선업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체제가 공고해지게 됐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조선3사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릴레이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조선 빅3가 기존의 저가 수주 중심 출혈 경쟁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는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도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한화의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조선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저가·적자 수주 관행이 사라져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 수주 곳간, 고부가 선박으로 차근차근 채운다  

 

LNG, 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화합
LNG, 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복원 설비(VOC RS) 등 한화오션의 최신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된 셔틀탱커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한화오션)

 

실제로 조선업계에서는 적자터널 탈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2개 분기만에 적자를 탈출했고 HD한국조선해양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2분기부터는 고선가 선박의 건조 물량 확대에 따라 매출 반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은 외주비 상승 등 원가 증가로 인해 1분기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줄었지만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을 통해 흑자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는 지난달 말 기준 연간 수주 목표인 69억8000만달러의 15.2%(10억6000만달러)를 달성한 상태다. 이르면 2분기부터 한화오션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1분기 LNG운반선을 연이어 수주하며 곳간을 채워나가고 있다.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 6794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 수주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지난달 3396억원 규모의 LNG운반석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을 비롯해 국내 조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의 가격도 상승하면서 업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가격은 2억5400만달러(약 338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타르발 LNG선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와 LNG 운반선 계약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을 포함해 한국 조선업이 최근 2개월 연속 중국에 선박 수주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만큼, 격차를 벌일 수 있는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4월 말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85만CGT(표준선 환산톤수·80척) 가운데 한국은 38만CGT를 수주하며 중국(141만CGT)에 크게 밀렸다.

산업연구원은 ‘조선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사는 LNG운반선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다수의 중국 조선사가 LNG 운반선을 수주하면서 향후 LNG운반선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국 조선업의 강점인 R&D(연구·개발), 설계 부문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현규 창원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이 훨씬 높다”면서도 “조선업은 고용 효과가 뛰어난 산업인 만큼 정부가 첨단산업 외에 조선산업에도 많은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특수선 기대감 ↑…당분간 본업 상선 부문 경쟁력 강화

현재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의 특수선(군함) 분야에서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한화의 무기체계와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역량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한화오션의 군함을 포함한 해양 및 특수선 비중은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해 해양·특수선 매출은 7076억원으로 주력 상품인 상선(4조2163억원)의 16.7%에 그쳤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주력 사업이 상선 부문이기 때문에 한화가 당장 특수선에만 집중할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며 “최근 HSD엔진 인수도 추진하고 있으니 조선업 역량에 골고루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