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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금리 동결전망 우세하지만…금리인하 시점 늦춰지나

입력 2023-08-20 09:26
신문게재 2023-08-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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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최근 물가 둔화, 경기 우려,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그러나 금융권의 관심인 금리인하 시점은 뒤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한 수준까지 둔화되지 않아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금융시장에서 우세하다.

일단 한은이 최우선 정책목표로 보는 국내 물가는 최근 둔화됐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6개월 연속 둔화되는 모습이고, 두 달째 2%대를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발 경기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도 더딘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불안을 감안해도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고, 한미금리차 역전폭 확대 속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금리를 인하하기도 어렵다는 견해다.

우리 경제의 잠재 뇌관인 가계부채는 지난 4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말 기준 1068조1000억 원으로 한 달 새 6조원 늘어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미금리차는 200bp(1bp=0.01%포인트)로 ‘사상 최대’ 수준에서 금리역전이 장기화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미 추가 긴축 우려 등으로 외환시장에서 강달러가 지속되고,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로 위안화 약세압력이 커지면서, 우하향하던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틀고 최근 다시 연고점에 육박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을 것 같고, 가계부채 문제 등을 감안하면 금리를 내리기도 여의치 않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있고, 중국 경기나 국내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식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도 “부동산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부담이 금리로 전달돼 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PF 리스크도 남아있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다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옵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크레딧파트장은 “미국이 추가 인상을 하고 이후 물가나 국채금리 상황에 따라 한은도 금리인상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교수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고 우리 외환시장에 불안요인이 있는데다 물가 압력도 충분히 가라앉지 않았다”며 “시장은 대체로 동결 유지를 예상하지만 향후 한은이 점진적인 금리조정(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수정경제전망이 발표된다.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연 1.4%를 유지하거나 소폭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실물경기 악화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 줄 수 있는 가운데 한은의 경기 판단이 주목된다.

김선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기 덕분에 수출이 다소 회복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성태윤 교수는 “중국의 실물경기 악화가 진행돼 충격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점이다. 당초 예상보다 뒤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선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는 내년 1분기에 미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한은이 2분기 정도에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미국의 경기가 상당히 좋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리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조기에 인하하지 않고 고금리를 길게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당초 내년 1분기에서 2분기로 밀려날 수 있다”고 보았다.

내년에 금리인하 시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김상만 파트장은 “시장 참가자들은 빠른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기대해왔지만 지금까지 계속 늦춰져 온 것처럼, 현 상황으로 보면 내년에 금리인하를 시작하기 힘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았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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