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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마음속 사랑 남기세요

<시니어 칼럼>

입력 2024-05-30 14:24
신문게재 2024-05-31 13면

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박상민이라는 가수가 있다. 그는 1993년 데뷔한 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연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를 맡아 모금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많이 끼친 유명한 대중가요 가수다.


그가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아 새로 제작한 앨범의 테마를 ‘사랑’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나이 60세가 넘으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덜 소중한 것부터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니까 마지막에 남는 건 오직 사랑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진솔한 고백이 마음에 와닿는 것은 사실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우리 마음을 정말로 가치 있는 것으로 채우기보다는 욕심과 허영에 빠져 별로 가치 없는 것으로 채우며 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또 세대 간에도 심각한 갈등 구조 속에 빠져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갈등지수에서 한국은 정치·경제·사회 분야 갈등 수준이 전체 30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갈등 구조는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 지지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선동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역 간, 세대 간 내 편과 네 편을 갈라 응원하는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적 갈등 구조를 방관하다 보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돼 도덕적 정의감을 상실하게 하고, 갈수록 국가 수준을 저하시켜 남미처럼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갈등 구조를 해결하고 건전한 경쟁력을 갖춘 올바른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 국민이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작정 적대시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해하고 관용하는 마음을 가질 때 가능하다. 그런 마음을 가지려면 적어도 가수 박상민 씨처럼 자기 마음속에 사랑 하나는 남겨둘 수 있어야 한다.

트로트 가수인 송대관 씨는 한때 돈을 쓸어 담을 정도로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때 그의 아내가 재산 관리를 하기 위해 사업에 투자했다가 잘못해서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만일 송대관 씨가 그 순간 자기 아내와 이혼하고 남남이 됐더라면 자기 재산을 어느 정도 지킬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100억 원짜리 집을 잃고, 월세를 살아도 돈 때문에 자기 아내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런 선택을 했기 때문에 재기한 후 다시 가정의 행복을 찾을 수가 있게 됐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자기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무 가치가 없는 것들이 채워져 있다면 하나씩 지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 사랑이 남아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일 그 마지막에 사랑이 남아 있다면 그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미움과 갈등이 판을 치고 있는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현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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