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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물리지 않게 통째로!… 롱런하는 이유 있네

[창업] 레트로풍 옛날통닭 전문점 각광
레트로한 감성 더한 옛날통닭 남녀노소 인기
착한 가격·좋은 품질로 일반 치킨프랜차이즈와 차별화

입력 2024-07-03 07:00
신문게재 2024-07-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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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반포 한강변 플로팅 아일랜드에 입점한 옛날통닭 집은 한강을 찾는 외국인들의 인기 관광지가 됐다. 옛날통닭이 한강라면과 함께 ‘한강통닭’이라는 닉네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나며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월급날이면 사오시던 레트로한 옛날통닭이 뜨고 있다. 옛날통닭은 생닭을 조각 내 튀기는 요즘 치킨과 달리 생닭 한 마리를 기름에 통째로 튀겨내거나 전기구이로 튀기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기존 치킨보다 맛이 담백할 뿐 아니라 반죽피를 적게 입혀 닭 껍질과 속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거품은 빼고 품질은 올리고… 고려통닭의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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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통닭 미사강변점 점주 부부. (사진=독자 제공)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는 고려통닭이다. 이 회사는 옛날통닭의 제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먼저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원육은 100% 1등급 국내산을 사용하고, 염지제는 일반 소금 염지가 아닌 최고급 염지제를 쓴다. 마늘, 양파 등으로 만든 특제 양념으로 텀블링해 잡냄새가 나지 않고 육즙이 살아 있다.



파우더 역시 품질이 우수하고, 튀김기름은 값비싼 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고려통닭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맛이 없고 품질이 나쁘면 가격과 관계없이 외면하는 이중 심리를 가지고 있다”며, “고려통닭은 이러한 소비자 심리에 맞추고, 닭도 큰 닭을 쓰고 있어 양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일수록 ‘돈 안 쓰고 럭셔리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하는데 고려통닭은 이러한 요소를 잘 간파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 콘셉트를 구축했다.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도 장점으로 꼽힌다. 경기도 하남시 5호선 미사역 주변에 위치한 고려통닭 미사강변점은 42.9㎡(약 13평) 규모의 소형 매장에서 일평균 매출이 120만원 이상을 기록하는 이른바 대박 점포다. 이 곳 점주는 부부로 닭갈비집을 운영하던 중 매출이 저조해 폐업을 고민하다가 고려통닭 가맹본부가 큰 부담 없이 업종변경 창업을 지원해주는 것에 희망을 걸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간판을 갈아탔는데, 예상외의 매출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종변경 후 매출이 무려 두세 배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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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통닭 전기구이. (사진=독자 제공)

점주 부부는 “전기구이로 내놓는 옛날통닭이 맛이 담백하고 건강에도 좋은데다, 목삼겹살구이, 누룽지통닭구이, 통삼겹살세트 메뉴 등 뉴트로 컨셉의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점포 입지가 전철 역세권이고, 주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홀 반, 배달 반’ 매출과 주중과 주말 매출이 고른 점이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고려통닭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빠삭 옛날통닭’이다. 한 마리 가격이 1만1000원이고 두 마리 가격은 2만원으로 아주 저렴하다. 목삼겹구이 1인분은 1만3900원, 누룽지통닭구이는 1만6000원이고, 2~3인 가족 메뉴로 인기가 많은 통닭두마리세트는 2만3900원, 통삼겹세트는 2만6900원으로 역시 저렴한 편이다.

고려통닭 관계자는 “치킨 값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원성을 감안하여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 책정을 했다”며, “주문 고객의 사정에 맞게 가격대별로 메뉴를 촘촘하게 구성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공략을 위한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소비자에 초점을 맞췄다. ‘청춘을 고려하라’는 슬로건과 함께 ‘싸닭, 맛있닭, 1인 1닭’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1인 가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청년들이 저렴하고 맛있는 통닭을 호프와 함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창업비용의 거품도 완전히 뺐다. 신규창업뿐 아니라 기존에 장사가 안 되는 식당이나 치킨호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업종변경 창업도 가능하도록 본사에서 최대한 지원한다. 시설은 점주가 원하면 직접 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중견 프랜차이즈 본사로서는 보기 드물게 소비자와 가맹점주에게 모두 거품을 제거한 창업 아이템인 셈이다.

초보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가맹점은 원육 한 마리를 통째 초벌로 튀긴 후 주문이 들어오면 수제 재벌로 2~3분 정도 튀겨서 자르지 않고 그대로 봉지에 담아서 내놓으면 된다. 또한 전기구이도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한자리에서 50년… 터줏대감 통닭집도 착한 가격·맛으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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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치킨센타 점포. (사진=독자제공)

 

1977년부터 50년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지켜온 터줏대감 ‘삼우치킨센타’는 2대째 운영 중이다. 50년 전과 같이 가게에서는 변함없이 옛날 전기구이 통닭과 프라이드 치킨을 팔고 있다. 창업 주 때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서 최상의 통닭을 만들겠다는 장사 철학으로 닭고기 본연의 맛을 지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이곳을 ‘오래가게’로 선정했다.

삼우치킨센터는 할아버지, 아버지, 자녀까지 3대 고객이 함께 즐기는 가게다. 전기구이 통닭의 바삭하고 쫀득한 닭 껍질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찰기가 가득한 살코기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내면서 인기가 많다.

프라이드 치킨은 반죽을 어떻게 묻히는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곤 하는데, 삼우치킨센터 프라이드 치킨은 튀김 옷이 두껍지 않아 느끼하지 않다. 또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바사삭’하는 소리가 나고, 고기는 기름지지 않고 부드럽게 뼈와 살이 분리되면서 옛날통닭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삼우치킨센타의 주 메뉴 중 하나인 골뱅이 소면도 인기다. 소면은 크게 세 덩이로 나눠 제공된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골뱅이를 먼저 골라 먹으면 탱글탱글한 식감이 입안에서 통통 튈 정도로 맛있다. 소면을 양념에 비벼 얇게 썬 오이와 당근, 양파 등을 함께 먹으면 산뜻하게 개운한 맛을 내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이곳 대표는 “통닭집을 하다 보니 프랜차이즈 등에서 새로 출시된 치킨이 나오면 한 번씩 맛을 보는 편”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요즘 브랜드 치킨은 유행하는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첫 입은 물론 맛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물리는 경우가 있다”며 “이 점에서 우리 집 통닭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게는 닭 본연 그대로의 맛을 담백하게 선사하려고 한다”며, “자체적으로 닭고기에 염지를 해서 간을 내고 맛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특히 1인 가구와 오래된 단골 고객 등에게 추억의 맛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 반 마리를 1만원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와 같이 장기 불황에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옛날통닭 전문점이 여기저기서 생겨나면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뉴트로 트렌드에 따라 당분간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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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점포입지는 임대료가 비싼 도심상권보다 지역 상권이라도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가 투자 수익률이 더 높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선이라면 테이크아웃 주문이 많아서 소형 점포라도 장사가 잘 된다. 점포 배후가 주택가 밀집지역이나 재래시장 내에 입점해도 해볼 만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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