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하반기 밸류업 본격 시행 앞둔 코스피, PBR 1의 '벽' 넘을까

입력 2024-06-30 11:01
신문게재 2024-07-01 9면

PBR 1의 벽을 마주한 KOSPI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PBR 1의 벽을 마주한 KOSPI’ (이미지=ChatGPT 4o, 편집=이원동 기자)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이 실행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장부상 청산가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0을 기록했다. PBR은 현 주가를 기업의 주당순자산(BPS)로 나누어 자산 대비 주가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PBR이 1을 밑돌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전부 장부가로 팔았을 때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더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PBR 기업은 성장 동력 둔화와 낮은 자본 효율성 등을 이유로 주가가 할인(디스카운트)됐다고 판단한다.

앞서 코스피의 PBR은 연초 0.88배까지 하락했다가 2월 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3월 중순 1점대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 시기가 미뤄지면서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여러 차례 코스피는 PBR 1점대 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코스피 PBR이 다시 1배 수준에 도달한 건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 한 달 반만이다. 증권가에선 중·소형주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병행돼야 국내 증시가 진정한 밸류업에 안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2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시총) 상위 100개 기업(대형주)의 PBR은 약 3.22배로 분석됐다. 시장 평균인 코스피의 PBR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반면 시총 101~300위(중형주), 301위 이하(소형주)의 PBR은 각각 1.48배, 0.84배로 시장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사실상 중·소형주의 부진이 국내 증시의 평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시총 규모가 큰 대형주는 보통 사업구조가 안정돼 현금창출력이 뛰어나고, 사내 보유 현금도 많은 경우가 대다수다. 아울러 자금력을 갖춘 대형주는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보조를 맞춰 배당 증액,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에 나설 수도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 기반이 약한 중·소형주는 밸류업을 위한 충분한 자금이 없거나, 자본·자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저PBR이 아니라, 자본의 활용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라며 “결국 자본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정지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중형주 중에서는 이마트가 가장 낮은 PBR(0.13)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태광산업(0.14), 영풍(0.15), 한화생명(0.18), 롯데쇼핑(0.19)가 0.1대 PBR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보유한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5분의 1 수준 이하로 평가받는 셈이다.

코스피 소형주에서는 무려 16개 기업이 0.1대 PBR을 기록하며, 소형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신공영은 코스피에서 가장 낮은 PBR(0.1)을 기록했고, 전방(0.13), 세원정공(0.15), HDC(0.16) 등 순으로 소형주 내에서 낮은 PBR을 보였다.

시총 5조가 넘는 기업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한국전력(0.34) △우리금융지주(0.34) △기업은행(0.35) △삼성생명(0.38) 등 19개 기업이 PBR 1에 미치지 못했다.

하반기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증시에서 PBR 1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