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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오픈소스 AI, 후발주자 무기 vs 판도라 상자

입력 2024-08-12 09:09
신문게재 2024-08-12 3면

오픈소스
챗GPT4o를 통해 생성한 ‘오픈소스 AI의 명과 암’.
인공지능(AI) 후발주자 기업들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오픈소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픈소스란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공개해 이용자들이 이를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오픈소스를 통한 AI 민주화를 기대하면서도, 소스코드 악용 및 품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타에 이어 LG AI연구원이 AI 모델을 오픈소스 방식으로 출시했다. LG AI연구원이 선보인 ‘엑사원3.0’은 국내 최초의 오픈소스 AI로, 엑사원2.0보다 성능은 56%높이고 비용은 72% 줄였다. 엑사원3.0에 앞서 공개된 오픈소스 AI에는 메타의 ‘라마3.1’, 구글의 ‘젬마2’,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이3’, 알리바바의 ‘큐원2’ 등이 있다.

기업들이 영업비밀 공개에 준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오픈AI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의 ‘AI 생태계 구축’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AI 분야에서는 후발주자가 1등을 이기기 힘들다. 당장 수익은 못 내더라도 오픈소스로 이 분야의 기술 스택을 덮어 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메타는 줄곧 오픈소스 AI 모델을 선보였는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시그라프 2024’에서 오픈소스의 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픈소스로 AI 생태계를 만들면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픈소스가 AI에 대한 접근성을 확장시키고, 여러 개발자가 사용하게 되는 만큼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도 “학계,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이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각 기업들의 오픈소스 모델을 두고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AI인사이트포럼’에서 오픈소스가 AI 발전에 기여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허위정보와 유해 자료를 퍼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스코드가 악용돼 딥페이크 범죄나 가짜뉴스 생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품질 일관성이 떨어지는 등 관리상 어려움과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아울러 기업이 AI 학습 데이터와 데이터 처리에 사용된 코드는 공개하지 않아, ‘반쪽짜리’ 오픈소스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원래 오픈소스가 데이터 영역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었다. AI로 넘어오면서 소스코드 확인만으로 한계가 생긴 것”이라며 “소스코드가 있어도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의미가 있는데 그럴 수 없으니 오픈소스 정의에 대한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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