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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종합재가센터 돌봄 취약지역 거주 어르신 서비스 제공

요양보호사가 매일 왕복 2시간 거리 찾아가 가족들 돌봄 봉사

입력 2024-08-20 17:27

강화재가종합센터 요양보호사
강화재가종합센터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을 캐어하고 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제공
거리가 멀어도 강화종합재가센터가 있어서 든든하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직영 강화종합재가센터는 돌봄 취약지역에 사는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돌봄 기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강화센터 요양보호사는 매일 아침 8시 강화군 화도면 A(85) 씨의 집으로 출근한다.

강화읍에 있는 센터에서 26km나 떨어져 있는 곳이라 왕복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도시에서처럼 잘 닦인 길을 달리는 것이 아니기에 거리보다 더 걸릴 수 밖에 없다.

유 요양보호사는 도착하자마자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가 끝나면 바로 청소, 빨래, 어르신 목욕 등 집안일을 하고 점심 식사를 차려둔 뒤 그곳을 나선다. 하루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시간은 3시간이다.

유 요양보호사는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12시이나 어르신 아침 준비를 하려면 몇 분 더 일찍 도착해야 하고 점심 식사 정리도 해야 하니 근무시간을 넘겨 나온다”며 “거리가 멀고 제공 시간보다 시간이 더 드는 게 사실이지만 어르신을 짧은 시간에 제대로 돌봐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이 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A씨는 민간 요양시설에서는 ‘기피 대상’이다. 필요한 서비스 자체는 난도가 높지 않으나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

가장 가까운 민간 시설은 14.5km 떨어져 있어 차로 30분 이상을 달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 시설이 보기엔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기피’ 대상이 된다.

강화센터가 이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까지 A씨 돌봄은 온전히 아들 B(57)씨 차지였다.

하루 24시간 내내 어머니를 돌봤다. 지난해 말 두 번째 고관절 수술 후 아들은 어머니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B씨는 “제가 부엌일을 할 때, 한밤중에 혼자 일어나시다 두 번을 다쳤다.

그러다 보니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그냥 어머니만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으나 제 삶을 거의 살지 못한 채 있어야 하니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가 찾아오는 시간 B씨는 잠시나마 휴식을 찾는다. B씨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가 된다”며 “일요일 밤이면 ‘내일이면 선생님이 오시니 다행이다’고 생각하며 잠이 든다”고 말했다.

김희영 강화센터 요양보호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일 불은면 91세 어르신 부부 댁으로 오전, 오후 두 번씩 찾아간다.

부부 모두 치매인 탓에 서비스 난도가 높아 민간 시설에서 4번이나 요양보호사를 바꿨다.

결국 기피 대상자가 됐고 행정복지센터는 강화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 요양보호사는 일주일에 세 번은 출근하기 전 장을 보고 아침 식사 시간 전에 도착한다.

어르신 중 한 분이 당뇨가 있어 식사를 거르면 저혈당쇼크가 올 수 있으니 마음이 늘 조급하다.

끼니를 거르면 안 돼 토요일에도 연장근무로 어르신 댁을 찾아가 식사를 챙긴다.

김 요양보호사는“어르신 모두 치매가 있어 식사를 준비해놔도 서로를 챙겨주지 못하는 상태라 식사하는 모습도 보고와야 마음이 놓인다”며 “민간 시설에서 모두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우리가 가지 않으면 누구도 돌볼 수 없어 몸은 고되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찾아간다”고 말했다.

강화센터는 이렇게 거리가 멀거나 근무 환경이 열악한 곳, 서비스 난도가 높아 민간이 기피하는 대상에게 사회서비스를 먼저 제공한다.

제공 서비스는 가사·간병, 장기요양, 긴급돌봄, 일상돌봄서비스 등이다. 소속 요양보호사는 모두 5명이다.

강은숙 강화종합재가센터장은 “강화는 어르신 비율이 높은 만큼 민간 재가요양시설이 많지만 워낙 섬이 넓다 보니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이 있다”며 “우리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어르신들을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 이춘만 기자 lcm950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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