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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HBM3E·GPU’ 맞구매…‘삼성·AMD’ 뭉친다

MI300X 구매…엔비디아 칩과 벤치마크 결과 비슷
삼성전자, 엔비디아 H100 대량 수령..."AI부서에 48개 배정"
삼성전자-AMD 협력, HBM3E 공급서 예견

입력 2024-08-27 06:58
신문게재 2024-08-27 1면

AMD
AMD 인스팅트 MI300X.(사진=AMD)

 

삼성전자가 미국 AMD와 AI(인공지능)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AI용 메모리 공급에 이어, AI칩 구매 계약까지 체결하며 양사 간 협력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다만, AI 개발자들이 익숙한 엔비디아 칩을 선호해 개발에 완전히 활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AMD GPU(그래픽처리장치) 인스팅트 MI300X를 구매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이 제품은 엔비디아 칩 대비 성능은 다소 부족하지만,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체 테스트에서 엔비디아 칩에 준하는 성능을 보였고, 삼성전자가 구매 의사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I300X는 최근 진행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H100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면서 “(그 결과)삼성전자가 칩을 소량 구매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칩만으로 AI 개발을 진행해 왔다. AMD 칩 구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AMD는 이전까지 삼성전자에 테스트용 물량만을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비슷한 시기에 엔비디아 H100을 대량 수령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 중 일부인 48개는 삼성리서치센터 AI 개발 핵심 부서에 전달됐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AI 부서 하나에 48개나 준 걸로 봐서는 엔비디아 칩만 몇 백 개를 구매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품 수령 이전까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엔비디아 칩 품귀 현상이 지속됐고, 지난해 엔비디아 AI칩 부족으로 V100까지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A100과 H100을 사용하려면 아침 일찍 출근해 사용 신청을 해야만 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GPU가 늘어났지만, 팀에 배정된 칩은 16개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AI칩 벤더 이원화 필요성이 제기됐던 부분이다.

물론,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 강화는 이전부터 예견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는 약 30억달러(약 4조원) 상당의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AMD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때 삼성전자는 HBM 구매 대가로 AMD GPU 1조원어치를 구매키로 한 바 있다.

최근 구매를 결정한 MI300X가 당시 체결한 물량의 일부로 추정된다. 1조원 규모의 칩을 구매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MI300X를 마중물로 차세대 제품까지 구매할 수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사실 크게 왕래가 있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반면, 삼성전자와 AMD는 상호 고객 관계를 지속해 왔고, 최근 미국 기업들이 한국, 대만, 일본 등 국가의 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인 만큼 양사 간 협력은 예견된 결과다”라고 봤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AMD 칩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엔비디아 GPU가 AI 개발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만큼 개발자들의 손에 AMD 칩이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AMD 칩은 쿠다(CUDA, 엔비디아 플랫폼)가 가능하냐”며 “본인은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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