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기아 제공) |
올해 임금교섭을 놓고 기아와 르노코리아가 추석 전 타결을 서둘고 있다. 경쟁사인 현대자동차와 지엠 한국사업장(한국지엠), KG모빌리티가 올해 교섭을 끝내고 화력을 하반기에 쏟아 붓고있는 가운데, 기아와 르노코리아가 극적 타결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최근 집중교섭에 돌입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을 놓고 난타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서히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조만간 잠정합의안 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금 500%+1780만원 등에 대해서는 노조 내부에서도 크게 반감이 읽히지 않고 있다. 성과금에는 창립 80주년 기념 격려금과 최대실적 기념 특별 성과격려금이 포함됐다. 사측은 별도로 재래상품권 20만원과 우리사주 등 주식 지급 등도 약속했다. 이미 미래차 핵심 부품 내재화, 고용안정, 각종 수당 현실화 등은 합의했다.
현재 대립하고 있는 정년연장, 신규충원, 통상임금 정상화 등은 매년 반복되는 해묵은 논쟁인 만큼 업계는 추석 전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가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언젠 든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앞서 교섭에서 노조는 “추석 전 타결은 노동조합도 원한다”면서도 “노조가 만족할 만한 제시안이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고, 사측은 “그동안 회사 제시안이 불신받은 것에 대해 스스로 반성했다”고 고개 숙였다.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 (르노코리아 제공) |
4년만의 신차 ‘그랑 콜레스오’를 선보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르노코리아는 추석 전 타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그랑 콜레오스 성공 출시금 300만원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놓고 오는 7일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사전계약 등 현재 누적 계약 대수가 1만3000여대에 달한다. 르노코리아는 초반 신차효과 극대화를 위해 이달에만 4000여대를 출고할 방침이다. 합의안 가결로 노조가 파업이라도 나서면 치명타다. 올 1~8월 누적 판매량도 전년보다 28.3%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 등 신차효과가 절실하다”면서 “르노코리아가 자체적으로 내년 사업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올해 남은 3개월이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노조도 이 같은 상황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김동석 르노코리아 노조위원장은 잠정합의 직후 “나아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과거와 같이 아무 소득 없이 동료들 간 갈등만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