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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4년 차, 그래도 '딴따라' 싸이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2014'

'올나잇스탠드 2014' 콘서트 24일까지 열려
싸이의 히트곡과 신나는 댄스메들리까지
"강남스타일 성공이 지나친 승부욕을 불러왔다"

입력 2014-12-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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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7)의 연말 콘서트 ‘올나잇스탠드2014’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20일 열렸다.
지난 19일 부터 시작된 공연은 21일, 24일(2회) 더 열릴 예정이다. (사진 제공=YG 엔터테인먼트)

 

 

시작하기도 전인데 분위기는 고조되고 몸이 들썩인다. 잠시 후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7)가 무대에 등장하고 참았던 관중의 함성이 쏟아진다. 음악과 함성을 뚫고 들리는 싸이의 외침. “다 같이 뛰어!”



그 순간 광란의 파티가 시작된다. 그렇게 싸이는 2014년 12월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을 찾은 1만 2000 관객을 열광시키는 ‘올나잇스탠드 2014’ 콘서트의 화끈한 밤을 열었다.

“엽기가수로 시작해 세계로 진출하는 분에 넘치는 인기를 얻었죠. 데뷔 14년 차, 그래도 전 여러분의 ‘딴따라’입니다.”

첫 곡 ‘Right Now’로 문을 연 콘서트는 곧바로 싸이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 ‘연예인’으로 이어졌다. 싸이가 만드는 무대의 매력은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미 알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직접 싸이와 호흡하며 즐기는 무대는 더 흥이 난다. 스탠딩부터 2층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은 싸이가 만드는 행복한 시간을 그저 즐기면 됐다.

콘서트는 전반적으로 강약 조절이 완벽했다. ‘챔피언’, ‘나 이런 사람이야’ 등 빠른 곡으로 관객을 흥분시키다가도 ‘어땠을까’, ‘아버지’ 등 잔잔하면서도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무대의 호흡을 가다듬는다.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섹시 여가수 현아로 변신한 싸이의 ‘빨개요’다. 박지윤의 ‘성인식’, 비욘세 ‘싱글 레이디’ 등 매 공연마다 여가수의 무대를 재현해 충격을 줬던 싸이는 예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호흡을 맞췄던 현아의 ‘빨개요’를 무대로 옮겼다.

노래 제목에 어울리는 빨간 의상을 입고 섹시한 표정으로 춤을 추는 그의 모습에 객석에서 비명 섞인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거대한 빨간 립스틱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나나 의자는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소품이다.

싸이는 “여장으로 흥하면 여장으로 망한다고 이제는 이 짓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품까지 활용해 더 충격적인 ‘빨개요’를 준비했다”며 여장을 향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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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7)의 연말 콘서트 ‘올나잇스탠드2014’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20일 열렸다.
지난 19일 부터 시작된 공연은 21일, 24일(2회) 더 열릴 예정이다. (사진 제공=YG 엔터테인먼트)

 

 

2012년 ‘강남스타일’로 단숨에 월드스타가 된 싸이는 지난 6월 선보인 ‘행오버’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강남스타일’ 성공으로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젠틀맨’을 발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날 싸이는 지난 몇 년간 겪은 경험에 대해 ‘지나친 승부욕이 불러온 결과’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미국에서 ‘강남스타일’ 성공 이후 어느 순간부터 계속 승부를 걸려고 했다. 좋은 곡은 꾸준히 활동할 때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잊었다. ‘강남스타일’도 그런 과정이 있어서 사랑받았던 곡이었다.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솔직한 고백으로 숙연해진 콘서트 분위기도 잠시, 싸이는 이어 “아무튼 다 이 노래 때문이다”며 전 세계를 열광시킨 최고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콘서트 ‘정규’ 공연의 막을 내렸다.

정규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앙코르 공연은 다시 한 번 싸이의 꺼지지 않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쿵따리 샤바라’, ‘Run to you’ 등 추억의 댄스가요 메들리는 세대 간 경계를 허물고 관객을 하나로 만든다. 정규 공연 못지않게 길고 열정적인 무대는 아직 떠나지 않은 관객을 늦은 밤 축제로 이끌었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싸이 연말 콘서트는 총 5회 열린다. 앞으로 21일, 24일(2회) 3번의 무대가 남았다. 게스트는 매번 다르다. 이날 게스트는 가수 ‘이적’이었고 21일과 24일에는 각각 god, 이승기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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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37)의 연말 콘서트 ‘올나잇스탠드2014’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20일 열렸다.
지난 19일 부터 시작된 공연은 21일, 24일(2회) 더 열릴 예정이다. (사진 제공=YG 엔터테인먼트)

 

 

“가수로서 데뷔가 유쾌하듯 퇴장도 유쾌하고 싶습니다. 환갑이 되어서도 여가수 패러디를 하는…그런 즐거운 가수로 여러분 곁에 남겠습니다.”

싸이는 신기한 가수다. 처음에는 노래와 춤이 신기했고 지금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열정이 신기하다. 제2의 ‘강남스타일’은 없지만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 싸이의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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