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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듯 두 팔 하늘로… 2분만에 자신감 쑥쑥

[주세뻬's TED presso] 몸 동작과 기분의 상관관계

입력 2015-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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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손에는 대부분 휴대폰이 들려 있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시간을 보낸다. 

 

좁은 지하철에서 잔뜩 웅크린 몸은 더 작아진다. 심지어는 작은 화면을 응시한 채 그대로 걷는 사람도 있다. 

  

TED가 공개하는 수많은 강연 중에 에이미 커디 박사의 강연이 눈에 띄었던 것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턱을 괴고 아래쪽을 응시하고 있던 한 여자. 지하철 속 우리 모습과 닮았다. 

 

커디 박사는 실험을 통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각의 1도를 바꾸기 위해 이번주에는 이 주제를 골랐다.



관련 동영상 : http://www.ted.com/talks/amy_cuddy_your_body_language_shapes_who_you_are

  


◇ 2분의 기적… 호르몬을 관리하라

아드리안 아난타완(Andrian Anantawan)은 캐나다 토론토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다. 

 

9세 때부터 바이올린 활을 잡았다.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면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성장했다. 연주만 들으면 평범한 예술인이다. 

 

그러나 아드리안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공연 내용도 훌륭하다. 아드리안은 공연을 앞두고 온 몸을 끝까지 펴는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보여줄 자신감의 비결은 스트레칭이었던 셈이다.

에이미 커디 박사가 주목한 것은 몸 동작과 기분의 상관 관계였다. 

 

몇몇 사람들에게는 몸동작을 크게 한 상태에서 2분을 보내게 했다. 기지개를 켜듯 두 팔을 하늘로 뻗거나 다리를 최대한 벌리게 했다. 일명 ‘하이(high) 포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소극적인 동작을 유도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웅크린 채 턱을 괴고 2분을 보내게 했다. 이런 포즈는 ‘로우(low) 포즈’라고 칭했다. 

 

스스로 팔짱을 끼는 것도 로우 포즈로 쳤다. 2분이 지나자 호르몬에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하이 포즈를 할 때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수치가 높아졌다. 

 

테스토스테론은 보통 남성 전용 호르몬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남자들에 비해 10%에 불과하지만 여자들에게도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된다. 

 

성기능을 강화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나 근육, 뼈 기능을 유지시키고 대뇌 등의 기능을 강화에 기억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빈혈 예방이나 면역력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요가1
  

 

반대로 로우 포즈였을 때는 코티졸(cortisol)이 많이 분비됐다. 

 

코티졸은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부신에서 분비된다.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과다 분비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생기며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다.

커디 박사의 실험은 2분만에 호르몬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호르몬은 몸에서 보내는 화학적 메시지다. 호르몬 조절만 잘 해도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에 대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몸의 동작을 끝까지 뻗는 동작은 테스토스테론 분비에 도움을 준다. 

 

면접이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긴장이 될 때 스트레칭을 2분 정도만 해도 기분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정신 수양에 요가 동작이 도움이 된다는 말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다.


◇ 작은 자세가 삶을 바꾼다

커비 박사의 강연을 본 뒤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면 심리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 

 

자세가 소극적인 사람은 우울하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양팔을 팔짱 낀 경우도 그렇다. 

 

반면 몸 동작이 큰 사람에게서는 넘치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을 첫 번째로 통과하는 운동선수는 두 팔을 쳐들고 뛰어 오를 듯한 모습이다. 


언론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심리도 대충 파악된다. 

 

여자 정치인 중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습이 흥미롭다. 메르켈 총리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보라’는 충고도 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도 만나 유럽 경제를 논했다.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메르켈의 동작은 언제나 크다. 

 

같은 사진 속에 있는 아베 총리나 치프라스 총리는 눈을 내리깔거나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세도 눈에 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늘 두 팔을 벌린 상태에서 연설을 한다. 집무실에서는 서슴없이 두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 채 업무를 한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벨파스트 텔레그래프는 17일(현지시간) 자신감을 주는 15가지 쉬운 방식에 대해 보도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은 10번째 항목인 ‘포즈를 바꾸라’이다. 포즈만 바꿔도 자신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아기나 외국인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소통할 때 우리는 ‘손짓 발짓’으로 소통한다. 

 

보디랭귀지라는 의사소통 방법이다. 말 한 마디 섞지 않는데도 의외로 뜻이 통한다. 

 

사상 최저 1% 금리 시대. 좁혀질 것 같지 않은 청년층과 장년층 사이의 세대 전쟁. 주변에는 팍팍한 소식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자신이 들려주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커디 박사는 말한다. “우리 몸은 마음을 바꾸고 우리 마음은 행동을 바꾸며 행동은 결과를 바꾼다”. 포효하는 사자처럼, 두 날개를 활짝 펼친 새처럼 조금은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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