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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우리가 미안해… '문화'로 돌아본 세월호 참사의 기억

신용재˙인피니트부터 다이빙벨·트라우마 까지

입력 2015-04-16 19:03

온 국민을 침통함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에 가장 빠르고 뜨겁게 반응한 것은 문화계였다.

 

또 꾸준했다. 정치권이 세월호 인양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보수단체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철수를 요구하는 동안 문화계 곳곳에서는 방법이 다를 뿐 한 마음으로 추모했다. 

 

노래부터 영화까지, 세월호 참사를 ‘문화’로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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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故이다운 군이 작사·작곡한 신용재의 ‘사랑하는 그대여’,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인피니트 ‘Back’, 주효&핫펠트 ‘There Must Be’

 

◇ 노래



# 사랑하는 그대여-신용재(故 이다운군이 생전에 지은 노래)(2014.5)

‘사랑하는 그대여’는 생전 밴드 보컬로 활동하던 세월호 희생자 故이다운 군이 기타를 치며 휴대전화에 녹음한 2분 남짓의 제목 없는 미완성곡이다.

가수 신용재는 이 군이 자신의 팬이었음을 알게 된 후 “아이의 마지막 꿈을 이루는데 보탬이 되고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며 녹음 작업을 진행했다.

가수가 꿈이었던 이 군이 생전에 작사, 작곡한 노래기 때문에 원곡을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편곡해 불렀다.
 

▶ 가사 일부 : 사랑하는 그대 오늘 하루도 참 고생했어요
많이 힘든 그대 힘이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지금쯤 그대는 좋은 꿈 꾸고 있겠죠
나는 잠도 없이 그대 생각만 하죠
그대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싶지만
항상 마음만은 그대 곁에 있어요


# 다시, 봄(2015.4) - 강승원, 김목인, 말로, 박혜리, 사이, 요조, 오종대, 정민아, 차현, 하이 미스터 메모리(2015.4)


요조, 정민아 등 인디 뮤지션들은 세월호 1주기를 추모하는 추모 앨범을 15일 발매했다. 이들은 8월 세월호 500일이 되는 날, 음반도 발표하고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또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를 시인들이 낭송하고 연주자들이 곡을 입히는 시낭송 음반도 함께 발매한다. 이렇게 제작된 음반은 4·16 연대에 기증된다.

▶ 가사 일부 : 다시 봄이 오네 아름다운 섬에
아무 말이 없이 해가 떠오르네 떠오를 것은 따로 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오오 기울어진 봄 오오 변한 게 없는 봄
봄이 궁금해서 꽃들이 피네 파도는 자꾸 들이치며 묻네
도대체 왜 그런 건가요 왜 아무 말도 못했나요


# 별처럼 멀어진 너에게 - The Play(2015.4)

밴드 ‘The Play’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제작한 디지털 싱글 ‘별처럼 멀어진 너에게’를 15일 발표했다.


디지털 싱글 ‘별처럼 멀어진 너에게’는 6월 공개될 EP앨범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선공개를 결정했다.

▶ 가사 일부 : 그렇게 넌 떠났니 나를 두고 저 먼 곳으로
이제야 알게된 네 사랑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데
잊혀질까 두려운 네 목소리 귓가에 들려
어쩌면 달랐을 내 미래를 지켜줘 고마워 미처 말하진 못했지만
너는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멀어져도
나의 가슴 깊은 곳에 반짝일 너의 미소
다시는 못 보겠지 그래도 기억할게 언제나 변함없을 그 마음을
잘 지내 난 괜찮아


#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2014.5)
’치유의 목소리’ 팝페라테너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어 사우전드 윈즈’(A Thousand Winds)란 제목의 작자 미상의 시가 원작으로,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아라이 만’이 멜로디를 붙인 곡이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사로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임형주는 1주기를 맞아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음원수익 전부를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고 자신의 SNS에 “벌써 1년, 그래도 잊지 않겠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세월호 참사를 추모했다.

▶ 가사 일부 :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그런가 하면 직접적이진 않지만 들었을 때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는, 또는 노래가 가진 전체 메시지가 추모하는 내용인 곡도 있다.

 

# Back - 인피니트(2014.7)

지난해 7월, 인피니트는 앨범 ‘비 백(Be back)’으로 돌아왔다. 당시 ‘세월호 사고’ 3개월 만에 찾아온 앨범의 수록곡 ‘Back’은 공개 직후 누리꾼 사이에서 ‘세월호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의 해석은 노래의 가사와 뮤직비디오에서 나왔다. 1절 가사(‘Can You Save Me 기억해줘 니 서랍 속에 기억해줘 니 지갑 속에 내가 있던 흔적들을 하나도 빠짐 없이 새겨줘’, ‘추억해줘 그 사진 속에 남아있던 그 공간 속에 내 향기 다 내 숨결 다 사라지지 않게 제발 날 지나쳐 온 봄날처럼 바람처럼 놓지마’)는 희생자의 입장에서, 2절로 넘어가는 가사 “돌아와줘 I Want You Back 너와 내 기억 날 시간에 맡겨두지 마 기다릴게 나 여기 남겨진 채”)는 유가족의 입장에서 쓰여졌다는 라는 해석이다.

또 뮤직비디오는 인피니트 멤버들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기 때문에 남녀간의 이별을 다뤘다기 보단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

당시 인피니트의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 측은 “‘세월호 사고’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이 아니다”라며 부인하면서도 “세월호와 관련된 해석으로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 There Must Be - 핫펠트(원더걸스 예은)&주효(2015.2)

원더걸스 예은과 주효가 함께 작사한 ‘데얼 머스트 비(There Must Be)’ 역시 세월호를 전면에 내세운 곡은 아니지만 ‘분노에 찬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소중히 여기는 것.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들 수 있음을 믿는다면 There must be something’이란 가사에서 알 수 있 듯 사회 전반에 일어났던 가슴 아픈 일에 대한 곡을 다뤘다.

예은은 자신의 곡을 반주로 만든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애니매이션’을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 방송작가 유병재가 세월호 관련 인터뷰 도중 “‘무언가 작은 것들, 작은 행동이 하나 있을 거다’라는 내용인데 그걸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많이 났다. 직접적으로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방관해 온 것이 아닌지…”라고 이 곡을 언급하기도 했다.

# Tough Cookie(2014.11) & Well done (2015.2) 지코(ZICO)

블락비 지코는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한 솔로곡 ’터프쿠키‘와 ’웰던‘의 러닝타임을 4분16초로 제작하며 세월호와 관련됐음을 밝혔다. 곡의 가사는 세월호와 관련이 없지만 4월16일을 잊지 않겠단 뜻에서 러닝타임을 4분16초에 맞춘 것.

그는 또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이 지나도 그 세월만은 잊지 않도록. Don’t forget never forget 4.16”라는 글과 노란 리본의 사진을 올리는 등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

지코는 자신의 팬으로 알려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혜원 양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부모님을 콘서트에 초대, 콘서트 도중 자신들의 팬이었던 희생 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이 노래가 너에게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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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빙벨’ 포스터)

 

# 다이빙벨(안해룡·이상호 감독)

영화 ‘다이빙벨’의 확장판은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맞춰 개봉했다.

이상호 기자가 공동 연출로 담아낸 이 영화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로 지난해 제작됐다.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한 다이빙벨은 대형 멀티플렉스의 상영 거부 등 악재에도 독립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5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다. 사회적 이슈를 정면에서 다룬 다큐멘터리로는 용산참사를 그린 ‘두 개의 문’(2011)이 7만 3663명을 동원한 것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다이빙벨은 부산국제영화제 초대작이었지만 새누리당 소속 서병수 부산 시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며 영화 상영을 전면으로 반대했으나 부산영화제 측은 상영을 강행했다. 

 

이후 서병수 부산 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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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편지’ 캡처)


# 단편 ‘편지’(홍인표 감독)

홍인표 감독의 단편영화 ‘편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속 주인공인 두 부모는 딸과 ‘같이 살기’ 위해 ‘같이 죽는’ 길을 택한다.

딸이 떠난 후에도 딸의 아침밥을 챙겨주던 어머니는 화장실 욕조에 몸을 뉘이고 딸이 남자친구가 생겨서 시큰둥해하던 아버지는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을 하나로 이어 목을 죈다.

목숨이 끊기기 직전 딸의 환영이 등장하며 가까스로 살아난다. 네이버캐스트와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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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욕’ 캡처


# 단편 ‘목욕(insult)’(이정환 감독)

이정환 감독은 세월호 1주기를 맞아 15일 단편영화 ‘목욕’을 내놓았다.

카메라 앞에선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척 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선 자신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런 미개한 새끼들. 우리가 (물에)빠트렸어?”라며 매우 귀찮아하는 장관의 이중적인 태도를 그렸다.

정작 본인이 사우나 안에 몇 분 갇히자 “하 X발 뜨거워 죽겠네”라며 살려달라고 애걸복걸 하는 모습이 포인트다. 네이버 티비캐스트에서 볼 수 있다.


◇ 공연

# 트라우마 -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


제주의 문화단체인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18일 매일올레시장 입구 공연장에서 ‘트라우마’를 주제로 한 추모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에는 국악단체인 노리안마로팀·타악기 연주자 정인호·첼리스트 문지윤·콘트라베이스 이동희·색소폰 이명일 등이 참여한다.

입장료는 1만원이며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는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064-738-5855)로 문의하면 된다.


#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 세월호304 잊지않을게

세월호304잊지않을게가 주최하는‘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의 두 번째 콘서트는 19일 오후 4시16분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열린다. 이 무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 박수현 군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ADHD 그룹 20회 공연하기’를 친구들이 대신 열어주는 공연으로 지난 3월 처음 선보였다.

이번 무대는 힙합 그룹 가리온, 요조, 3호선 버터플라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백현진 등이 수험생을 대신해 주인공으로 참가한다. 티켓가격은 성인기준 예매시 2만원, 현장에서 구매하면 3만원이다. 학생은 1만원이며 학생증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 델루즈 : 물의기억 - 서울문화재단


‘델루즈-물의기억’은 16일부터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호주의 대표 시인 주디스 라이트의 ’홍수(Flood)‘를 모티브로 하는 작품으로, 2011년 2월 호주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실종자들에 대한 아픔을 위로하고자 제작됐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는 이번 공연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반복되는 비극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런 비극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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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저스’ 포스터)

◇ 해외에서도…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조스 웨던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별도의 행사 없이 비공개로 입국했다.

앞서 ’어벤져스2‘ 국내 배급사 측은 이날이 세월호 1주기인 만큼 대한민국의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수현과 조스 웨던 감독은 17일 오전에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의 아들이자 영화 프로듀서인 션 헵번 페러와 그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세월호 기억의 숲’을 진도에 조성하기로 했다. 

 

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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