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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세계 최우수' 인천공항… 그 뒤에 숨겨진 비정규직의 '눈물'

입력 2015-04-30 17:47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최근 10년째 세계 최우수공항으로 선정돼 국위선양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화려한 영광 뒤에는 감추어진 그늘이 있다. 바로 비정규직의 눈물이다. 인천공항공사에서 직·간접으로 고용하는 근로자 7000여명 중 6000여명, 즉 약 85% 이상이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에 육박하는 약 4500만명이 다녀간 인천공항의 운영이 비정규직으로 이뤄졌다고 과언이 아닌 정도의 수치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
30일 노동절과 주말, 어린이날이 겹쳐 있는 연휴를 맞이해 인천국제공항에 여행객들이 붐비고 있다.

 


3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이용객이 항공기나 차에서 내려 입·출국장(면세점·법무부·세관 제외)을 통과하는 시점부터 목적지로 향하기까지 이용객들은 대면하는 서비스가 모두 비정규직들이 하는 일이다.



항공기의 비상착륙이나 공항 내·외부의 화재 발생시 출동하는 소방대부터 시설관리, 건축, 기계, 전기, 보안검색, 특별경찰대 등 안전하고 신속·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서비스가 비정규직의 업무라는 것이다.

지난 28일 전 세계 공항 관계자가 요르단에서 모인 가운데 2014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시상식에서 인천공항은 2005년 이래 10년 연속으로 ASQ 수위를 차지했다.

ASQ는 국제공항협의회(ACI)가 매년 전 세계 공항 이용객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대일 면접 설문조사로 직원 친절도와 이용 편리성 등 총 34개 항목을 묻는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이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97점을 받아 종합점수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만든 비정규직의 땀과 눈물을 외면하고 있어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직접 고용한 정규직 1000여명과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한 비정규직 6000여명에 대한 처우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측은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인천공항이 선정되면 공사 직원들은 연말에 수천만원의 성과금을 받게 되지만 우리는 1원 한푼도 받지 못했다”며 “최근 우리 노조의 강력한 항의로 명절에 30~40만원 정도의 성과금을 받게 됐지만 이마저도 비정규직들 사이에서도 차등지급을 하는 등의 불평등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밖에도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들의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업무 쪼개기’와 3년마다 하청업체 재선정시 적극 노조 가담자에 대해서는 재고용 금지를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미화근로자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비정규직 미화청소원이 휴지통을 정리하고 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측에서 노조 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노조 전임자를 두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며 “한 회사에 100명이 종사하던 업무를 절반을 나누어 타 회사에게 넘기는 등 노조 활동을 분쇄하려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가 3년마다 하청업체를 입찰을 통해 계약하게 되는데 이 때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람들을 ‘재고용 하지 말라’고 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톤을 높였다. 그는 이어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임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이라고도 말했다.

이밖에 이들은 10년 동안 인천공항에서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차이가 거의 없고 복지후생도 인천공항공사 측이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측은 “공사 측이 하청업체와의 계약 만료 시점인 3년이 도래하면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하게 되는데 회사만 바뀔 뿐 일하는 사람은 거의 그대로”라면서 “문제는 몇 년간 같을 일을 했음에도 경력을 무시하고 신규채용으로 입사를 받아내 신입직원과 경력직원간의 임금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천공항공사 측이 사실상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전권을 휘두르면서도 불리한 이야기가 나오면 하청업체를 방패삼아 뒤로 숨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주장에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하청업체와 비정규직 근로자 간의 계약의 관계에 있어 공사 측은 관여한 바 없으며 그것이 원칙”이라고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을 부정했다.

글·사진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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