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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키우는 부정적 감정… 먼저 생각의 꼬리를 잘라라

신체적 부상보다 심각한 심리적 부상

입력 2015-05-04 09:00

 

가이 윈치
가이 윈치 (사진제공=guywinch.com)

종이에 벤 손 끝 상처에는 어쩔 줄 몰라 한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병원을 찾는다. 눈에 띄지 않는 마음 속 좌절감은 그냥 묻어 둔다. 외로움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정신 건강은 피폐해진다. 심리학자 가이 윈치가 몸의 상처보다 정신 건강의 치료를 우선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 심리적 부상이 더 심각하다 

 

하루 세 번 양치질하기. 일주일에 두세 시간쯤은 유산소 운동하기. 정기검진 받기. 현대인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다. 다리에 상처가 나면 응급 처치를 한다. 소화불량이 생기면 병원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감정의 고통은 잘 참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 등 이유도 다양하다.



심리학자 가이 윈치는 정신 건강보다 신체 건강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행동을 일종의 ‘편애’로 본다. 신체·정신 건강 두 가지 모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몸에만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몸의 기본으로서 마땅히 우선시 해야 하는 심리 건강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가이 윈치는 쌍둥이로 자랐다. 그 사이에서 ‘편애’라는 감정을 배웠다. 연결된 쌍둥이처럼 신체와 정신의 격차를 메워야 한다는 것이 가이 윈치의 주장이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심리적 부상은 외로움, 거절, 실패다.

외로움은 심리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긴다. 정신을 병들게 할 수 있는 지배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로움을 가벼운 감정으로 치부한다.

가이 윈치 박사는 “담뱃갑에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경고 문구가 있지만 외로움에는 어떤 경고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고독하다는 감정은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등 질병을 남긴다. 면역 체계에도 지독한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 고독감은 조기 사망률을 14% 높인다는 연구조사도 나왔다. 때때로 외롭다는 감정이 든다면 원인을 찾아 빨리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거절과 실패는 큰 고통이자 상실감으로 남는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스스로의 잘못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해롭다. 특히 실패는 ‘할 수 없다’는 믿음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포기가 빨라진다. 무기력한 감정은 덤이다.

실패가 잦은 사람은 보통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실패했을 때 어떤 감정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보다 더 큰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다.


◇ 내 마음을 친구 대하듯이


보통 외로움, 거절, 실패는 한 묶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중 한 가지에 노출돼도 부정적인 감정에 전염되기 쉽다. 감정도 바이러스처럼 한 번 설득 당하면 바꾸기 어렵다.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이때 가장 무서운 것은 ‘깊은 생각’이다. 깊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마련이다. 벌어진 일보다 더 깊은 나락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 한 번 몸에 밴 습관을 떨쳐내기 쉽지 않듯 깊은 생각도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이 윈치 박사의 주장이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무력하다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무력감과의 싸움이 핵심이다. 그래서 가이 윈치는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는 “생각을 멈추라”고 말한다. 생각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정신건강을 위해 평소 집중할 만한 작은 취미거리를 마련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부심이다. 자부심이 무너지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자부심을 보호하고 부정적인 생각과 싸우기 위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인간의 정서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실험은 100여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스스로 자부심을 높이고자 했을 때 평균 수명이 50%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우울증이라는 병명이 익숙해진 시대다. ‘마음의 감기’라는 수식어도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감정에 상처를 받으면 주변 친구들에게 위로를 구한다. 때로는 그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가이 윈치 박사는 감정 건강을 관리할 때 그 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마음을 다해 친구에게 조언을 해주듯, 따뜻하게 위로를 해주듯 자신의 마음을 대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어쩌면 본인의 마음은, 변덕스럽긴 하지만 나와 가까운 친구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면서 스스로에게 한 마디 해주면 어떨까. “잘했어, 네가 최고야!”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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