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식품업계 '복고열풍' 이유는… 연구개발 투자인색 업계 꼼수?

소비자 입맛 보수적...익숙한 제품 선호
"연구·개발 투자 인색한 식품업계 꼼수" 지적도

입력 2015-06-14 14:50

해태제과 부라보콘 스페셜 에디션제품
부라보콘 한정 상품.(사진제공=해태제과)

브릿지경제 박효주 기자 = 최근 식품업계에 복고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 장수제품의 디자인을 바꾼다거나 맛을 더한 리뉴얼상품을 식품업체들은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겐 반가운 일. 

 

불황이 지속되면서 향수가 그리운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는 한편 업계 일각에선 ‘연구개발에 소홀한 업체들의 꼼수’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빙과와 스낵 등을 중심으로 리뉴얼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장수제품들의 나이는 두어 세대를 훌쩍 건너뛴다. 최소 40여 년 전 출시된 제품부터 최고 70살이 된 상품도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10일 연양갱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검은깨를 넣어 만든 ‘흑(黑)연양갱’을 출시했다.

 

 

연양갱
흑연양갱 제품.(사진제공=해태제과)

흑연양갱은 지난 1945년 선보인 제품으로 지난 70년동안 중단없이 출시됐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단맛을 줄이고 검은깨를 통째로 넣어 고소한 맛과 향이 더 풍부하다. 

 

견과류나 곡물을 분말 형태로 첨가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검은 참깨를 통째로 넣었다고 해태제과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해태제과는 지난달 초 자사 콘아이스크림인 ‘부라보콘’도 특별 한정판으로 재출시했다.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하얀 바탕에 빨강·파랑 하트를 넣은 원조 디자인 포장으로 다시 만들어 추억을 찾는 이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부라보콘은 출시 한 달만에 120만개 한정상품이 모두 팔려 추가 생산을 결정, 이달 중 재판매할 예정이다.  

삼강하드
삼강하드.(사진제공=롯데푸드)

 

잠시 단종됐다 다시 선보이는 제품도 있다.

 

롯데푸드는 이달 초 추억의 아이스바인 ‘삼강하드’를 46년만에 다시 내놨다. 

 

기존보다 우유 맛을 더욱 진하게 첨가해 맛에 변화를 준 대신 제품 포장은 복고풍 글자와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처럼 식품업계에 불어오는 복고열풍에 대한 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최근 몇 년전 1990년대를 다룬 드라마가 큰 호응을 받은 것과 같이 소비 경기 침체 속에 추억을 회상하는 심리가 작용,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제과·빙과류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특히 제과나 빙과류의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업체들도 위험이 적은 리뉴얼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리뉴얼 제품일색인 국내 제과·빙과 업체에 대한 비판도 있다.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한 국내 제과업체들의 변명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다수 식품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R&D)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에 불과했다. 국내 대표 식품업체 중 지난해 가장 적은 R&D비용을 쓴 업체는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6억6719만원을 썼고 이는 전년 8억4040만원보다 약 20% 가량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전년(0.18%)보다 0.05%p 줄어든 0.13%에 그쳤다.

잇달아 리뉴얼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해태제과의 경우 같은 기간 R&D비용은 22억5600만원으로 매출액(6899억6300만원)의 0.3%을 투자했다.

롯데푸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총 1조633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롯데푸드는 연구개발비로 127억67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의 0.78%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R&D 투자는 필수적이다.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가 기업의 장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