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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그룹 면세좀 족보 세탁 '꼼수'… 관세청 당혹

실적나쁜 기존 면세점 사업자 조선호텔 대신 신규법인 앞세워

입력 2015-06-16 17:02

브릿지경제 박효주 기자 =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 심사에 들어간 관세청이 고민에 빠졌다. 기존 면세사업자 대신에 신생법인을 설립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신청한 신세계그룹의 ‘꼼수’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인 신세계조선호텔이 면세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신세계가 100% 출자한 별도 법인 신세계디에프(DF)를 설립했다. 이는 신세계조선호텔이 면세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재무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가장 큰 배점 영역인 경영능력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조선호텔 내 면세사업부는 매출 2689억원, 영업손실은 200억원을 기록했고 법인 전체 영업손실 규모도 159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2965억원, 자본총계는 2283억원으로 부채비율도 129.9%에 달한다.  이는 전년(114.4%) 보다 15.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을  15일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신세계조선호텔이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투자와 수익성 악화로 재무레버리지가 확대됐다며 신용등급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관세청은 시내 면세점 사업자 후보 심사에 대주주의 재무건전성, 경영능력, 보세구역 관리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을 앞세울 경우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 확실하자  신세계 그룹은 신규법인을 설립하는 고육지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을 본다는 기존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미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조선호텔을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당혹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시내 면세점 사업자 후보 심사에 합작법인으로 참여한 경우 최대주주의 경영능력을 우선으로 하되 지분율이 같을 경우 지분율에 따라 종합해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면세점 허가에 참여한 대기업은 롯데면세점, 신세계DF,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 이랜드, 현대DF, 한화 갤러리아다. 

이중 롯데와 한화, SK만 기존업체에다 단일 업체라 평가에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양사가 50대 50으로 출자를 해 누가 최대주주인지 애매하다. 이 경우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경영능력을 평가해 50:50으로 반영하겠다는 게 관세청의 방침인 셈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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