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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라우트'에 경제 빈사 상태…장기화 막을 선제적 대책 필요

입력 2015-06-16 17:41

춘천 소양강댐 수위 78년 이후 최저치

극심한 가뭄에 1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수위가 156.37m로 예년 평균(168.22m)에 12cm가량 부족한 상태를 보이는 등 바짝 메말라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브릿지경제 유승열 기자 = 메르스와 가뭄. 메르스라는 예상치 못했던 복병에 발목 잡힌 한국경제가 이번에는 사상 초유의 가뭄까지 겹쳐 초비상이 걸렸다.



메르스와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른바 메드라우트(메르스 Meres + 가뭄 Drought)가 가뜩이나 바닥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경제를 빈사 상태로까지 몰고 가지 않을까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는 물론 가뭄에 따른 농가 손실, 용수 부족 및 전력 부족 등은 줄줄이 성장세를 갉아먹는 악재들이라 정부의 선제적인 대책과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서울 경기와 강원도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 같은 기간의 딱 절반 수준이다. 영동지역은 141.9mm로 평년의 39%에 불과하다. 서울·경기도 161.5㎜로 평년의 55%, 강원 영서지역은 64%인 189.4㎜에 그치고 있다. 영동지역은 특히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강수량을 기록 중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해갈은 7월에나 가야 가능할 전망이다.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올라오는 게 그때다. 최소 보름 이상 이어질 가뭄에 농번기 농가 피해는 물론 물가와 에너지 수급에도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

이미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시름이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출하량이 크게 줄면서 배추는 10kg 도매가격이 7500원에 육박해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무 역시 18kg 도매가가 1만4000원 수준에 달해 40% 이상 올랐다. 때문에 벌써부터 ‘김장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은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 나아가 공업용수 부족 우려까지 낳고 있다. 소양감과 충주댐 수위가 적정 용수 한계선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수량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올 여름 최악의 ‘블랙 아웃’ 사태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농민단체와 민간 기업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농협중앙회는 16일 강원·충북지역 농민들에게 급히 생수 7만6800ℓ를 지원했다. 농협은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면서 현재까지 3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심이 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이날 ‘범 중소기업계 내수살리기추진단 출범식’을 가졌다. 앞으로 3개월이 내수침체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메르스 쇼크에 빠진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적극 나선 것이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이날 행사를 진행하면서 각별히 정부와 국회에 경제활성화 법안 조속처리를 촉구했다. 경제전문가들도 메르스에 대한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하 조치를 계기로 ‘메드라우트’ 장기화에 따른 체계적인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둘을 잡지 못하면 올해 성장률이 정부 기대치인 3.0%는커녕 2% 초중반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공통된 우려다.

전문가들은 메르스와 가뭄의 장기화에 뒤따를 산업 및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피해 산업에 대한 직접 지원과 함께 조속한 추경 편성 및 적기 투입을 주문한다. 올 3분기 중 최소 15조원 이상이 투입되지 못할 경우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기적인 가뭄 대책과 관련해서는 물 통제 중앙시스템 구축, 수원 확보를 위한 지역 간 협력, 풍토에 맞는 농작물로의 교체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승열 기자김정아 기자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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