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국민연금 "SK C&C-SK 합병 반대"… 삼성물산은?

전문가 갑론을박… 문제는 합병 배경·적대주주 여부

입력 2015-06-24 18:46

입주 작업이 시작된 국민연금관리공단 신청사
24일 SK C&C와 SK의 합병을 반대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도 반대할지를 두고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사진은 전북 혁신도시로 옮긴 국민연금공단 청사.(사진제공=국민연금공단)

 

 

브릿지경제 유혜진 기자 = 국민연금이 SK C&C와 SK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이 SK의 합병비율 등을 문제 삼아 반대 의견을 내놓음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어떤 의사 표현을 할 것지에 몰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선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24일 주식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SK C&C와 SK의 합병에 대해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SK의 지분 7.19%를 가진 2대 주주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합병 취지와 목적에 공감한다면서도 합병 비율, 자사주 소각 시점 등을 고려할 때 합병시 SK의 주주가치를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C&C와 SK의 합병 비율은 1대 0.73이다. 최태원 회장 일가 지분이 많은 SK C&C에 합병 비율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분쟁을 겪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병 성사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는 삼성물산은 10.15% 지분을 가진 1대 주주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SK와 삼성의 합병 배경이 같냐 다르냐에 따라 국민연금 입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들 합병 모두 합병 비율을 공격받았고 그룹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재편 성격을 가진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1대 0.35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삼성물산 자산을 넘기려는 시도라고도 비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SK와 삼성 간 합병 비율 문제나 경영권 승계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도 반대할 확률이 높아졌다”며 “삼성물산 합병도 SK처럼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똑같은 구성원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여 두 건이 여러 모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영향력과 엘리엇 같은 적대 주주 유무로 봐서는 SK와 삼성의 합병이 전혀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SK는 국민연금이 반대한다고 해도 그룹사 지분이 많기 때문에 합병에 별 영향이 없지만 삼성물산은 국민연금 찬반 여부가 합병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사건은 다르다”며 “국민연금이 SK 합병을 반대한 게 삼성물산 합병 문제와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SK는 삼성물산의 엘리엇처럼 적대 주주가 없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며 “국민연금이 외국계 손을 들어줬다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