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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뜨거운 24시간… 숫자로 살펴보는 '르망 24시'

입력 2015-06-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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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17 차량의 포르쉐 팀 티모 베른하르트, 마크 웨버, 브랜든 하틀리

 

브릿지경제 천원기 기자 = 인간의 모든 감각이 제로(0)에서 시작되는 순간을 가리켜 ‘제로의 영역’이라고 부른다. 물론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 치열한 자동차 경주의 세계를 다룬 일본 에니메이션 ‘사이버포뮬러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해 이후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아름아름 사용되는 만국어다.



지면의 아주 미세한 상태까지 읽어낼 수 있도록 인간의 모든 감각 세포가 자동차 타이어까지 뻗쳐 있는 상태가 제로의 영역이다.

24시간 동안 누가 얼마나 더 멀리가는 가를 겨루는 ‘르망 24시’는 이런 초인적인 감각에서 달려야 하는 극한의 자동차 경주다.

시속 300㎞를 넘나들며 극도로 좁아진 시야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체커키를 받을 수 있는 경주, 이 경주에서 포르쉐가 사상 처음으로 네번째 1~2위 동시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프랑스 르망에서 열리는 르망 24시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세계 내구 챔피언십(WEC)의 하나지만 올해로 83회째를 맞으면서 가장 유서 깊은 경기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1~2차전은 영국과 벨기에에서 진행됐고 르망 24시는 3차전에 해당된다. 앞으로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바레인 등을 돌며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아우디를 누르고 포르쉐를 1위에 올린 주인공은 뉴질랜드 출신의 얼 밤버와 독일 출신의 니코 휼켄베르크, 영국인 닉 탠디로 구성된 3인조 드라이버들이다.

이들과 함께 2위에 오른 드라이버는 독일의 베른하르트, 뉴질랜드 출신의 브랜든 하틀리, 호주의 마크 웨버 등이다. 두 팀 모두 포르쉐 919하이브리드를 몰았다. 이들의 숨가빴던 24시간의 레이스를 숫자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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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팀 차량들이 출발하는 모습

 

◇5382.82km

완주한 선수들의 주행 거리로 모두 395랩(1랩 : 코스 한바퀴)을 돌았다. 역대 가장 긴 주행거리인 2010년 레이스와 비교해 단 2랩 적을 뿐이다. 이 거리를 무려 시속 224km의 평균 속도로 주파했다. 특히 마크 웨버는 최고 시속 340㎞로 서킷을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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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탠디와 얼 밤버, 니코 휼켄베르그이 우승의 기뿜을 누리고 있다

 

◇54랩

한번의 타이어 교체 없이 주행한 기록이다. 시속 300㎞를 넘나드는 속도에서 54랩을 한번의 타이어 교체 없이 돌았다. 드라이버들의 기량이 한껏 빛난 순간이다.

 

◇116

매케닉들의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포르쉐는 이번 대회에서 모두 116개의 미쉐린 타이어를 사용했다. 타이어와 휠 1개의 중량은 19.9kg로 매케닉들이 운반한 휠의 무게를 다 합치면 모두 2308.4kg이다. 매캐닉은 1분 13.9초 만에 타이어를 전부 교체했다. 가장 짧은 재급유 시간은 51.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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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19차량과 얼 밤버

 

◇2만5293회

포르쉐 우승 차량이 24시간 동안 실행한 기어변속 횟수다.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마크 웨버는 경기전 레이스 장비와 헬멧을 포함해 몸무게가 81.2kg에 달했지만 마지막 주행을 끝낸 후에는 몸무게가 3kg 줄었다. 재급유시 마다 0.85리터의 음료수를 갖고 탑승했지만 그의 몸무게를 보전해 주지는 못했다.

 

◇10:10

닐 야니는 좁은 레이싱카 안에서 10시간 10분 동안 그야말로 사투를 별었고 니코 휼켄베르크는 8시간 52분을 달렸다. 우승 차량이 사용한 연료는 1896 리터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300만원에 달한다.

 

◇13.5GB

경기가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됐는지 보여주는 숫자가 또 있다. 24시간 동안 차량 한대당 피트로 전송한 테이터는 13.5 기가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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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19차량과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17차량이 나란히 주행하고 있다.

 

◇밤의 길이 8시간

24시간 쉬지 않고 달리는 경주인 만큼 밤의 길이도 경기 변화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해가지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 서킷 위로 다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이들은 섭씨 16도의 온도에서 쉬지않고 8시간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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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팀

 

◇그 밖의 숫자들

레이스 중 반드시 교체해야 하는 부품은 거의 없었다. 트랙을 벗어난 18번 차량은 노즈를 2차례 교체했다. 19번 차량은 시간 손실이 없는 오전 8시 세이프티카 시간에 예비 엔진 커버와 리어 윙을 교체했다. 24시간 동안 포르쉐 919는 각각 오일을 1리터씩 충전했다. 최상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앞 유리에 각 4겹의 필름을 부착하고 레이스를 진행하면서 1겹씩 차례로 제거했다.

한편 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 제 3라운드를 마친 현재 포르쉐는 르망에서 더블 포인트를 획득하며 총점 140점으로 아우디(124점)와 토요타(71점)보다 선두를 달리고 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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