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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베테랑” 손민한의 나이를 잊은 투혼 빛났다

입력 2015-10-22 08:31

환호하는 손민한<YONHAP NO-4413>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NC 선발 손민한이 4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허경민을 내야땅볼로 잡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

불혹(40세)의 나이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껴보고 싶다”고 말하는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



베테랑 투수 손민한(NC 다이노스)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투혼의 역투로 승리를 이끌며 포스트시즌 통산 최고령(40세 9개월 19일) 선발 승리투수가 됐다.

손민한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맞서 선발 5이닝, 3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손민한이 경기 전반부를 장악한 덕분에 NC의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후반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불꽃 화력을 집중해 두산을 16-2로 제압할 수 있었다. 이로써 상대 전적 2승 1패로 NC의 한국시리즈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 시즌 최다승 투수인 유희관에 맞서 다소 기울 것이란 시각을 손민한은 단번에 날려 버렸다. “경력도 좋고 감이 좋다. 단기전에서는 느낌이 좋은 선수가 잘한다”며 무한 신뢰를 보냈던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했다.

국내 최고령 투수인 손민한은 출중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1997년 프로 데뷔 이래 아직 한국리시즈 우승 반지를 껴 본 경험이 없다.

사실 경기 초반만 해도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여 조기 강판 가능성마저 우려됐었다, 하지만 손민한은 관록의 베테랑답게 최고 144㎞의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 포크볼 등을 적절히 안배하며 이른바 ‘지저분한 구질’로 두산의 강타선을 잘 막아냈다.

그는 경기 후 스스로도 “편하게 풀어나가려 했는데 막상 큰 경기에 닥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긴장하게 되더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손민한은 확실한 베테랑이었다. 이 후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맞춰 잡는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역전을 허용하며 잠시 흔들리기도 했으나 결국 실점을 2점으로 틀어 막으며 김현수, 오재원, 최주환 등 내노라할 두산의 강타선을 5회까지 단단히 봉쇄했다.

잘 던지던 손민한은 그러나 5-2로 앞서던 6회말 최주환 타석 때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면서 본의 아니게 강판 당했다. 스스로 부상 사인을 냈지만, 정작 마운드를 내려갈 때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의 표정이 역력했다.

다행히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민호와 최금강, 임정호, 이재학 등 극강의 마무리진 덕분에 NC는 플레이오프 사상 최다 점수차로 승리를 챙겼다. 덕아웃에서 경기가 끝나는 걸 지켜본 손민한의 표정은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큰 형님의 얼굴 그것이었다.

손민한은 올해 정규시즌에선 19개의 선발 출장을 포함해 모두 26경기에 출전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4.89의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롯데 시절인 2008년 12승 4패 성적 이후 최고의 승수이며 7년 만의 두자릿수 승수였다. 나이 40에 기록하기 힘든 투혼의 기록이었다.

과거 한화의 송진우가 철저한 자기관리와 체력훈련으로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 역사를 썼듯이 손민한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프로야구의 ‘전설’로 기록될 날이 멀지 않았다.

브릿지스포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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