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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챔피언 랜들맨 사망, 크로캅-표도르 위협한 리얼동킹콩

입력 2016-02-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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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UFC 헤비급 챔피언인 종합격투기 전설 케빈 랜들맨이 1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연합)

 

UFC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던 케빈 랜들맨(미국)이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ESPN>, <FOX스포츠> 등 다수의 언론들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밤 랜들맨이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폐렴과 합병증으로 인한 심부전증을 앓아왔던 랜들맨은 아내 엘리자베스와 네 명의 자녀를 남기고 생을 마쳤다. 사망원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레전드급으로 분류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랜들맨은 MMA계에서 만만치 않은 커리어를 남겼다.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 1’ 레슬링 토너먼트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정상급 레슬러였다.

1996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린들맨은 UFC에서는 짧지만 굵은 업적을 남겼다. 1

1999년 UFC 23에서 피트 윌리암스를 누르고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1차 방어전에서 당시 최강의 타격가로 명성을 날리던 페드로 히조를 누른다. 아쉽게 2차 방어전에서 랜디 커투어에게 무너졌지만 정상급 파이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UFC 고전 레전드로 손색이 없다.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동양무대 프라이드에서도 초창기 상당한 기세를 자랑했다.

비록 리벤지를 당하기는 했지만 기가 막힌 카운터로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과의 1차전을 잡아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러시아)와의 경기에서는 특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저먼 스플렉스´까지 성공시키며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지금도 회자되는 격투 역사의 명장면이다.

파워와 테크닉은 물론 탄력과 유연성까지 받쳐줘야 되는 저먼 스플렉스는 프로레슬링이 아닌 종합격투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기술이다. 웬만큼 수준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상대의 저항을 뚫고 구사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럼에도 랜들맨은 성공시켰다. 더욱이 상대가 당시 무결점 파이터로 명성이 높았던 표도르였다는 점에서 놀랍다.

랜들맨은 우람한 근육질의 레슬러답게 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일명 ‘묻지마 태클’이 주특기였다. 야수의 본능이라고 밖에 해석이 안 되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전문 스트라이커조차 뒤로 물러나게 할 만큼의 핸드 스피드는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밀한 테크닉 부재 및 노련함의 결여로 인해 기대만큼의 승수는 올리지 못했다. 라모우 티에리 소쿠주(32,카메룬)의 초창기 버전이라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크로캅, 표도르전 이후 랜들맨의 임팩트는 작아졌다. 단순한 공격패턴과 위기상황 대처부족 등 항상 지적되는 문제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 났음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대표적 케이스다. 이후 포도상구균 감염, 폐렴 등으로 몸 상태가 나빠지며 내리막을 걸었다.

프라이드 시절 랜들맨은 ‘그라운드 니킥’에도 능했다. 랜들맨표 기술은 도저히 그가 아니면 흉내조차 내기 어려워 탄성을 자아냈다. 상대방을 누른 자세에서 90도에 육박할 정도로 몸을 올려 낙하, 좌우를 교차해 내리찍는 무릎공격은 랜들맨만의 고유명품으로 손꼽힌다. 뛰어난 운동신경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고탄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기술이었다.

이렇듯 양대 메이저단체에서 굵은 임팩트를 남겼던 랜들맨이라 많은 팬들은 동킹콩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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