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1국 이세돌, 충격의 불계패… "알파고, 사람이 둘 수 없는 수를 뒀다"

"10일 2국 승부는 5대 5가 될 것" 신중해진 모습

입력 2016-03-09 18:16

 

2016031001020006062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

 

“진다고 생각 안했는데, 너무 놀랐다.” 세계 톱 기사 이세돌 바둑 9단이 끝내 돌을 던졌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참혹한 전쟁을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는 어쩌면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지도 모른다.

인간만의 영역이라 불렸던 바둑이 인공지능(AI)의 집요한 도전에 무너져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인 하루였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5번기 제1국에서 인간최강 이세돌 바둑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첫 대결은 인간의 완패로 끝났다. 첫 대결에서부터 알파고는 이 9단과 대등한 실력을 발휘하며 바둑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유튜브로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대국은 딥마인드의 개발자이자 아마추어 6단인 아자황이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가린 결과 이세돌 9단이 흑을 잡았다.

이 9단은 이날 대결에서 초반 아마추어 같은 알파고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중반 이후에는 승기를 잡기도 했지만 인간 특유의 ‘감정기복’을 억누르지 못하면서 실착이 이어졌다.

통산 47회 우승을 차지하며 ‘센돌’로 불렸지만 결국 알파고에게 186수 만에 ‘불계패(不計敗)’를 당하면서 바둑마저 인공지능에게 내 줄 위기에 봉착하게됐다.

바둑은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까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20년 내에는 인간을 이기기 어렵다는 전망을 이날 완전히 무너트린 것이다.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바둑은 단순한 수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뛰어난 직관력과 종합적인 판단 능력이 있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으로 경기전부터 알파고 보다는 이 9단의 승리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완패를 당하면서 남은 4번의 대국도 장담을 못하게 됐다.

알파고의 실력은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완승할 당시보다 더욱 화려해지고 정교해졌다.

이세돌 9단은 이날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며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든 프로그래머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10일 경기에 대해서는 “알파고는 사람으로 치자면 도무지 둘 수 없는 수를 뒀다”며 “내일 승부는 5:5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국 전 승리를 확실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신중해진 모습이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최고경영자)는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알파고의 승리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국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