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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맥그리거에 빼앗긴 라이트급 벨트는 ‘일장춘몽’

입력 2016-11-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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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체급 아래인 멕그리거에 허무하게 패한 알바레즈. 라이트급에서 재도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사진=UFC)

 

에디 알바레즈(32,미국)에게 UFC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는 일장춘몽과 같았다.



전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2,브라질)를 펀치 연타로 잡아내며 왕좌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격투 인생의 절정기를 맞는 것처럼 보였지만 1차 방어전에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벨트를 앗아간 상대는 현 라이트급 최강의 도전자 세력으로 불리는 토니 퍼거슨(34,미국),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7,러시아)가 아니었다. 페더급에서 올라온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였다.

알바레즈는 지난 13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벌어진 UFC 205 뉴욕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자신의 격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맞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맥그리거였지만 라이트급 챔피언 신분으로 빅매치를 벌인 알바레즈 역시 눈길을 끌었다.

상위 체급 챔피언으로서 이겼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더 아쉬웠던 것은 경기 내용이었다. UFC 관계자들은 맥그리거가 이긴다면 정확도 높은 펀치를 앞세운 타격전에서, 알바레즈가 승리할 경우 클린치 싸움과 테이크다운 성공을 예상했다.

하지만 알바레즈는 맥그리거에게 제대로 달라붙지도 못한 채 너무도 쉽게 넉아웃으로 무너졌다. 펀치 연타에 힘없이 옥타곤 바닥에 무너지는 모습만 연출하며 맥그리거에게 하이라이트 필름만 만들어줬다. 페더급 파이터 채드 멘데스(31,미국)만큼도 못 싸웠다.

라이트급에서 작은 편에 속하는 알바레즈와 탈 페더급 사이즈의 맥그리거가 마주서자 마치 체급이 바뀐 듯했다. 상위 체급 챔피언 알바레즈가 하위 체급에서 올라온 맥그리거보다 훨씬 작았다.

맥그리거는 긴 리치를 살린 정확도 높은 펀치가 주특기다. 리치를 잘 살릴 뿐 아니라 상대의 빈틈을 포착하고 타이밍 싸움도 뛰어나 작은 선수에게 특히 위협적이다. 특성상 알바레즈가 불리했던 것은 맞지만 너무도 쉽게 무너진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알바레즈는 라이트급에서 정상에 올라선 선수다.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의 경기경험도 풍부하다.

알바레즈가 국내 팬들에게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있었던 ´드림(DREAM)´ 라이트급 그랑프리였다. 당시 알바레즈는 카와지리 타츠야(38,일본)와 그랑프리에서 4강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거칠게 알바레즈가 압박을 시도하는 것에 카와지리가 카운터성 펀치를 적중시키는가하면, 카와지리의 펀치에 맞받아치는 알바레즈의 러시도 무시무시했다. 레슬링 실력에서는 알바레즈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카와지리는 노련하게 테이크다운 방어하며 좀처럼 불리한 포지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시 기량이 엇비슷한 가운데 승부는 힘과 맷집에서 갈렸다. 펀치 공방전 중 알바레즈의 정타가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카와지리는 링 바닥에 쓰러졌고, 이어진 파운딩 세례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아쉽게도 당시 알바레즈는 그랑프리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기량에서는 당시 출전자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카와지리와의 혈전에서 부상을 당해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나서 우승한 요아킴 한센(37,노르웨이)이 이전 경기에서 알바레즈에게 완패했다는 것을 볼 때 더욱 아쉬웠다.

꾸준히 기량을 인정받은 알바레즈는 UFC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정상에서 너무도 빨리 내려오며 라이트급 역대 강자 구도에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새기지 못했다. 맥그리거에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라이트급의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 UFC 정상 탈환 기회는 당분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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