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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전설 알도, 맥그리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입력 2016-11-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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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의 기행에 속이 터지는 조제 알도. MMA 역대 최고의 페더급 선수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맥그리거에 일격을 당한 이후 좀처럼 경기 스케줄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UFC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UFC 역사상 처음으로 2체급 타이틀 석권에 성공함에 따라 페더급·라이트급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13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서 벌어진 <UFC 205> 뉴욕대회서 현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2,미국)를 2라운드 TKO승으로 꺾고 사상 최초 2체급 타이틀 동시보유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맥그리거의 기량과 상품성, 그리고 UFC의 전폭적인 지원이 만든 결과물이다. 3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불가능했을 기록이다.

맥그리거의 2체급 동시 챔피언 등극은 본인이나 UFC에는 더할 나위 없는 경사지만 페더급·라이트급 파이터들에게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이벤트 매치업에 집중하며 페더급 방어전을 피하고 있는 상태에서 라이트급까지 차지하고 말았으니 벨트를 노리는 도전자들 입장에서는 언제 타이틀전을 치를지 막막하다.

맥그리거는 챔피언이 되기 무섭게 네이트 디아즈와 두 차례나 경기를 가지면서 페더급 타이틀 구도를 잠정 휴업상태에 빠뜨렸다. 이제는 그러한 횡포가 라이트급까지 뿌리내리게 생겼다. 현재 라이트급에는 토니 퍼거슨(34,미국),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7,러시아)라는 확실한 최강 도전자가 둘이나 있지만 둘 모두 맥그리거와 붙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페더급에서 시간을 질질 끌며 결국 조제 알도(29,브라질)와 프랭크 에드가(35,미국)를 맞붙게 해 한 명을 탈락시켰듯 퍼거슨과 누르마고메도프를 단두대 매치에 내몰 확률이 크다. 영리한 맥그리거는 페더급·라이트급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런 식으로 난적의 수를 줄이고, 남은 상대가 조급할 때 심리전까지 동원해 허를 찌를 것이 분명하다.

페더급·라이트급에 도전자군이 많아 맥그리거는 도널드 세로니(32·미국)처럼 열심히 뛰어도 시간이 모자라다. 그런 상황에서 맥그리거는 휴식을 선택했다.

가족을 위해 내년 중반까지는 쉬겠다고 선포했다. 목 빠지게 타이틀전을 바라는 페더급·라이트급 선수들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갑의 횡포라고 할 수 있다. UFC 모든 파이터를 통틀어 영향력이 가장 높은 맥그리거라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두 체급 선수들이 싸우다 떨어져 나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알도는 그런 맥그리거의 행보로 인해 가장 속이 터지는 선수다. MMA 역대 최고의 페더급 선수다. 오랜 시간 페더급을 상징해왔으며 수없는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페더급이 이만큼 자리 잡은 것에는 알도의 공이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맥그리거와의 경기에서 공이 울리기 무섭게 달려들다 카운터펀치에 패한 후 알도의 모든 것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절대 제왕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맥그리거와의 경기에만 목을 매는 과거의 강호가 되어가고 있다.

역대로 강한 임팩트의 챔피언들은 도전자들의 한방에 무너졌다 해도 금세 리벤지의 기회가 주어지곤 했다.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에게 넉아웃됐던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 맷 세라(42,미국)의 쇼타임에 드러누웠던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가 대표적 예다.

알도는 챔피언으로서의 업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까지도 리벤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심지어 맥그리거의 가장 위험한 상대로 꼽히던 프랭크 에드가(35,미국)까지 대신 잡아주고 잠정챔피언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UFC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그야말로 알도 입장에서는 원통하고 이가 갈릴 상황이다. 맥그리거에 의해 알도가 당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타이틀전 때의 카운터펀치가 아닌 가슴 깊이 쌓이고 있는 기다림의 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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