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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85kg 평범한 임산부의 모델 도전기

입력 2017-0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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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호주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엘 이프입니다. 저는.. 음.. 그냥 아주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제 어두운 과거부터 얘기해드릴게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할 수 있는 모든 방황을 다 했습니다. 아무렇게나 살아도 상관없다고 여겼죠.

막상 성인이 되니, 막막했습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 호텔미용실에 취업했습니다. 나름, 새 출발이었죠.

그곳에서 존을 만났고, 우린 결혼을 했습니다. 존은 제게 빛이었습니다. 소중한 첫째 딸이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생명이 생겼어요. 이 행복은 계속 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죠.

어느 순간부터 존은 제 목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메니에르 병이래요.

존은 낙담했지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한의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기어코 해내고 마는 의지를요.

“몸무게 85kg, 체지방 41.2%”
2011년 당시, 임산부의 몸이었지만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누가 봐도 ‘비만’ 아줌마인 저는, 모델이 되기로 했습니다.

아, 물론 헬스장에는 갈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개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도 없었죠. 돌봐야할 사람이 3명이나 있었거든요.

홈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식이요법에 가장 큰 공을 들였죠. 저강도 운동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여나갔고, 매주 신체 사이즈를 점검했죠.

문제가 생겼습니다. 존에게 뇌종양이 발견된 겁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더 정신을 차려야한다고 생각했죠. 수도 없이 울었습니다. 너무 힘들고, 아팠습니다.

마침내 해냈습니다. 35kg을 감량했고 무사히 2011년 세계스포츠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습니다.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3위에 입상했습니다. 정말로..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뚱뚱한’ 아줌마였습니다. 남편은 장애를 앓는 환자였고, 두 딸은 비만 엄마와 아픈 아빠를 둔 불우한 아이였죠. 그 삶을 받아드렸다면 지금쯤 저희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요?

모델이 되기까지, 감사한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오늘만은스스로에게 고맙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동안 잘해왔다고 앞으로도 잘하자고요. 2017년이 기다려집니다. 제게 또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사진='KBS 2TV 세상의 모든 다큐' 방송 캡쳐)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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