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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베네수엘라의 이상한 셈법

입력 2017-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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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3일 밤 예기치 못한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신 운영체제 ‘윈도우10’을 베네수엘라 사이트에서 4000원 정도에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부터입니다. 정가는 30만원이 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국가를 베네수엘라로 바꾸기만 하면 누구든 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고, 바로 정품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윈도우10 베네수엘라 대란’이 발발했습니다.

MS스토어는 뒤늦게 사태해결에 나섰습니다. 유효한 주소가 있어야 구입이 완료된다는 메시지를 발송한 겁니다. 이미 설치했더라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도 함께였죠.

베네수엘라발 윈도우10 대란은 ‘환불’이 결정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베네수엘라는 원유를 수출하면서 국가재정을 늘려왔습니다. 유가가 헐값이 되면서 국고도 바닥을 쳤죠. 빚을 갚기 위해 화폐발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경제위기가 닥치자 특유의 환율제도는 제 기능이 마비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에는 공식·산업·무역환율이 있고, 여기에 추가로 ‘암시장 환율’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외환 거래가 잦은 기업, 부유층사이에서는 어느샌 가부터 암시장 환율이 표준이 됐죠. 어떤 환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차는 천차만별이 된 셈입니다.

환율 제도를 여러 개로 나눠 운영하게 되면 경제위기시 겪을 수 있는 위험성은 누차 강조되어왔습니다. 베네수엘라發 대란은 최악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한때 베네수엘라는 지상낙원이라고 칭송받기도 했습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무상복지 정책으로 빈민층을 구제하면서 부터인데요. 하지만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낙원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살인적 인플레이션’이라 불리는 베네수엘라 현지에서는 시위와 약탈이 이어지고 있고 불운의 사망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난에 천륜마저 끊기는 실정입니다. 경제난에 아이를 상대적으로 부유한 집이나 보호소로 보내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매체는 베네수엘라 빈곤지역 아이들 중 3분의 2가 굶주리고 있다고 설명했죠.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환불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과에 따라 유사 피해 소송이 잇따를 수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겨울 밤의 꿈’으로 끝난 ‘4000원짜리 윈도우10’은 ‘강제 환불 조치’로 마무리될 수는 있겠지만,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굶주린 서민을 위한 정책을 기대해봅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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